한중 최근 일주일간 첫 공동순시, 모두 803척 발견… 한국 선박은 없어
야간 틈타 EEZ 침입… 관리 강화를
단속이 소문나면서 자취를 감췄다고 하는데도 서해는 중국배로 가득했다.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은 최근 중국과 처음으로 한중 잠정조치수역(8만3749km²)에서 1754km를 순시한 결과 이 수역 내에서 발견한 어선 803척은 모두 중국배였다고 21일 밝혔다. 관리단의 어업지도선 무궁화 23호(1638t)는 9일부터 일주일 동안 중국 농업부 산하 해경 북해분국 경비함 1112함(1000t)과 한중 잠정조치수역에서 첫 공동 순시에 나섰다. 이 수역은 목포에서 300km 떨어진 지역으로 양국 어선 모두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 수역도 배타적경제수역(EEZ·현재 28만 km²)에 포함시키기로 방침을 정하고 중국 정부와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불법 중국어선이 이 수역에 머물다 우리 측 EEZ로 침투하고 있어 이 일대에 대한 관리 감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수역에는 최근 고가의 삼치 어장이 형성돼 있지만 한국어선은 중국어선처럼 촘촘한 그물을 사용하지 않아 수익성이 낮아서 출어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 워낙 중국배가 많아 우리 어선을 위협해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도 어민들이 이 일대를 피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무궁화 23호와 경비함 1112함은 공동 순시에서 선박 명칭을 지우거나 가린 중국어선 19척을 발견했다. 중국 농업부는 이 19척이 불법조업 어선인지 확인해 서해어업관리단에 조만간 통보하기로 했다.
서해어업관리단과 해양경비안전본부는 한중 잠정조치수역에서 하루 평균 중국어선 1000여 척이 조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무궁화 23호가 일주일간 관찰한 중국어선 803척은 평소의 10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이규철 무궁화 23호 선장(51·5급)은 “중국어선들은 자국 해경 경비함이 단속에 나서자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불법조업 중국어선들은 2∼3년 전부터 잠정조치수역에 머물다 높은 파도가 일거나 강한 바람이 부는 기상악화 상황이나 야간을 틈타 한국 측 EEZ에 침입해 불법조업을 한 뒤 빠져나가는 수법을 많이 쓰고 있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지난달 6일부터 떼 지어 몰려오는 불법조업 중국 선단을 단속하기 위해 1000t 이상 경비함 4척, 헬기 1대, 특공대원 10명으로 구성된 기동전단을 5차례 운영해 45척을 적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불법조업 중국어선들이 기동전단이 단속하는 지역을 피해 다른 해역 EEZ에서 조업하고 빠지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해어업관리단은 내년에도 2∼3차례 공동 순시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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