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맘때면 7000명 찾는… 시골마을 ‘크리스마스의 기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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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이슬촌 20일부터 ‘산타마을 축제’
경운기 산타썰매… 울타리 트리… 오색 전구 빛나는 이팝나무길
일주일간 ‘동화나라’로 변신

전남 나주시 노안면 이슬촌은 2007년부터 마을을 온통 크리스마스트리로 꾸미는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축제는 20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이슬촌 제공
전남 나주시 노안면 이슬촌은 2007년부터 마을을 온통 크리스마스트리로 꾸미는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축제는 20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이슬촌 제공
마을 입구에서 성당까지 1km 남짓 이팝나무길은 오색 꼬마전구가 물결을 이룬다. 성당 옆에는 은하수 터널이 불을 밝히고 인근 청소년수련장 울타리는 양초, 산타클로스, 루돌프 사슴 모습의 트리로 꾸며져 동화나라를 연상케 한다. 산타클로스 옷을 입은 마을 이장은 경운기를 ‘산타 썰매’로 꾸며 아이들을 태우고 마을을 누빈다.

전남 나주시 노안면 양천리 이슬촌 마을은 ‘한국판 산타빌리지’다. 이슬촌은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 마을’로 변신한다. 68가구 154명이 사는 마을에 105년 된 유서 깊은 노안성당(문화재청 등록문화재 44호)이 있고 주민 98%가 천주교 신자인 점에 착안해 매년 ‘해피 크리스마스 축제’를 열고 있다. 061-335-0123

○ 한국판 산타빌리지

17일 이슬촌은 3일 앞으로 다가온 축제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성당 아래쪽 폐교 운동장에 주무대를 설치하고 트리를 점검하는 주민들의 손놀림이 쟀다. 이슬촌 크리스마스 축제는 올해가 7번째다. 국내에서 마을 단위의 크리스마스 축제를 연 곳은 이슬촌이 처음이다. 축제 때마다 7000여 명이 찾으면서 ‘한국의 산타마을’로 전국에 알려졌다.

20일부터 6일간 열리는 축제는 ‘나눔과 사랑’이라는 의미에 맞게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20일 오후 6시 트리 점등식과 함께 마을 전체가 화려한 빛의 향연을 연출한다. 매일 오후 7시부터 주무대에서 재즈 캐럴 국악 공연이 펼쳐진다. 산타 양초 만들기, 풍등 날리기, 소망엽서 쓰기 등 체험행사도 풍성하다. 올해는 볏짚 미끄럼 타기, 수영장 썰매 타기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인다. 마지막 날인 25일 밤에는 캠프파이어가 열린다.

마른나물 잡곡 반찬 장류 등 마을에서 생산한 농특산물을 싸게 구입하고 주민이 정성껏 준비한 곰탕도 먹을 수 있다. 김종관 이장(52)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축제 때 쿠폰과 농특산물 3700만 원어치를 팔았다”며 “주위에서 이 축제를 농한기에 농촌의 풍경을 바꾼 ‘작은 기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 이슬촌의 작은 기적

이슬촌이 농촌 체험에 눈을 뜬 것은 10년 전. 이 마을은 깻잎으로 유명했다. 부녀회는 1993년부터 깻잎 절임 사업으로 재미를 봤지만 2000년부터 값싼 중국산이 밀려들자 다른 수입원을 찾아야 했다. 고민 끝에 녹색농촌 체험마을을 해보기로 했다. 마을에는 논밭과 함께 잘 가꿔진 장미공원 사슴농장 토끼농장 생태연못 전통우물이 있어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마을엔 도시민을 위한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폐교 부지를 활용한 청소년수련장이 눈에 띈다. 109m²(약 33평) 규모의 체험장에서는 공예와 천연염색을 할 수 있고 리모델링한 교실은 200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숙박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야외에는 널찍한 수영장도 있다. 마을 신협 건물은 농산물 판매장과 카페로 재탄생했고, 2층짜리 펜션도 방문객 편의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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