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잇따른 ‘성추문 의혹’…왜 끊이질 않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1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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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상습 성추행 혐의로 강석진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53)가 구속된 지 1주일 만에 현직 치의학대학원 교수의 석사과정 여학생 성추행 의혹이 알려진 서울대에서 다른 교수들을 향한 성 추문 의혹 제기도 잇따르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대 온라인 게시판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치의학대학원 A 교수 관련 게시물에는 "B 교수가 구속되는 기사는 언제 보나", "C 교수도 빨리 잡혀가면 좋겠다. 왜 피해자가 학계를 떠나야 해?"라는 식의 댓글이 30여 개나 달렸다. 대부분 교수의 한글 이니셜을 그대로 밝힐 정도로 내용도 구체적이었다.

학생들의 이런 반응을 두고 서울대 구성원 대부분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서울대 교수' 직함을 이용한 교수와 학생 간 '갑을 관계' 속에서 교수의 성추행도 소리 소문 없이 묻혀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강 교수와 A 교수의 성추행 의혹이 공론화되고 다른 교수들 이름마저 잇따라 거론되는 건 강 교수에 대한 사법당국의 신속한 구속이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다른 성폭력 피해자들이 '법은 피해자의 편이다'라고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는 것. 실명이 거론되며 구설수에 오른 한 교수는 "학생들과 잘 지내려고 했는데 정말 억울하다"며 "다른 교수들도 고소 당할까봐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하더라"고 털어 놓았다.

서울대 본부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연달아 성추행 사건이 터지니 학교 이미지에 타격이 너무 크다"며 "학내 인권센터와 경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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