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5540가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관리부실’ 기가막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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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면도 없이 100억대 보수 공사
서울시-송파구, 8건 고발-수사의뢰

5540채 규모로 서울의 대표적 대형 아파트 단지인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서울시와 송파구가 올 상반기 이 아파트의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위법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동아일보DB
5540채 규모로 서울의 대표적 대형 아파트 단지인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서울시와 송파구가 올 상반기 이 아파트의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위법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동아일보DB
서울시와 송파구가 올 상반기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의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100억 원대 난방관 교체공사 과정에서 인건비 과다지출 및 횡령, 배임 의혹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송파구는 해당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 및 관리사무소장 등을 건설산업기본법 등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배우 김부선 씨의 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 제기로 아파트의 부실한 관리 실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번에는 5540가구가 살고 있는 서울의 대표적 대형 아파트 단지가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이다.

26일 서울시와 송파구에 따르면 2∼4월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실태 점검 결과 △100억 원 규모 난방관 교체 공사 불법 직영 △급수관 교체공사 공사비 과다 지출 △옥상 방수공사, 지상 주차장 보수공사 공사비 과다지출 △장기수선충당금 부적정 집행 등 비리를 적발했다. 총 40건의 문제가 적발돼 고발 3건, 수사의뢰 5건, 행정지도 14건, 시정명령 18건으로 처리됐다.

해당 아파트는 2011년 1월∼이듬해 2월 시행된 100억 원 규모의 난방관 교체공사에서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 시행해야 하지만 직접 인부를 고용해 불법 직영 공사를 벌였다. 또 난방관, 소방설비, 전기설비 등은 해당 면허를 가진 업체가 시공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격증이 없는 일용 인부가 시공을 해 부실 공사가 됐다고 시는 밝혔다. 전체 공사비 중 절반가량인 52억 원이 인건비로 집행됐는데,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는 일용 인부의 인건비를 시중 단가보다 최대 1.8배 높게 지급했다. 공사 자재 또한 시중보다 최대 44% 높은 단가로 공급됐다. 그러나 적정 인원과 자재가 투입됐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없었다고 시는 전했다.

서울시 주택정책실 관계자는 “100억 원대 공사를 하면서 도면과 시방서도 없이 진행을 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교체를 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공사 자재들도 인부가 당일 요청을 하면 당일 수급해 지급하는 등 체계적 관리가 전혀 없이 공사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2013년 급수관 교체 공사에서도 공사 내용이 변경돼 감액되어야 할 5억 원이 그대로 지출됐으며 2011년 실시된 옥상방수, 지상 주차장 공사 또한 실제 공사 면적보다 과다 산정돼 약 9억 원이 과다 지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시는 밝혔다. 특히 옥상방수 도포의 두께가 3mm가 돼야 하지만 1mm 미만으로 부실 시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장기수선공사 비용은 입주자가 부담하는 장기수선충담금을 사용해야 하지만 수선유지비, 잡수입 등 다른 돈에서 지출하는 등 예산, 회계도 부적정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서울시는 8월 서울지방경찰청에 난방관 교체공사 비리 의혹을 수사 의뢰했고, 현재 사건이 송파경찰서로 이첩돼 수사 중이다. 실태조사에 참여했던 서울시 공무원은 이미 조사를 받았으며, 시는 한 박스 분량의 입주자대표회의 회의록을 아파트로부터 받아 경찰에 넘긴 상태다. 송파구 또한 무자격자 시공 부분에 대해 공사업체와 관리사무소 관계자를 고발할 예정이며 해당 아파트에 총 1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서울시 주택정책실 관계자는 “아파트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주택 선진화 방안’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며 그 결과에 따라 보완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올림픽선수촌 아파트#관리부실#설계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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