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예산 6억 세종시위원회, 2014년들어 회의 한 차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3일 03시 00분


‘총리 위원장’ 정부위원회 51곳 분석
44곳 2013년 2월이후 회의 3회 이하… 12곳은 단 한번도 안열고 세금 낭비

정홍원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51개 정부위원회 가운데 44곳(86.3%)은 지난해 2월 이후 회의를 연 횟수가 3회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단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은 위원회도 12곳(23.5%)이나 됐다.

이 같은 사실은 12일 국무조정실이 국회 정무위원장인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유명무실 위원회의 대표적 사례는 ‘여수세계박람회 사후활용지원위원회’로 2013년 3월 박람회 시설 주요 정책을 심의·조정하기 위해 설치됐지만 그 이후 단 한번도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한 차례만 회의를 개최한 위원회도 14곳이나 됐다. 재외동포 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된 ‘재외동포정책위원회’의 경우 지난해 7월 회의를 연 것이 전부였고 별도 예산조차 책정되지 않았다.

위원회 운영은 겉도는데도 국민 혈세는 쌈짓돈처럼 사용됐다. 12개 위원회가 지난해 2월 이후 두 차례 회의를 연 대가로 집행한 예산은 최소 수억 원에 달했다. 식품안전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설치된 ‘식품안전정책위원회’가 대표적 예다. 지난해 회의는 한 차례 열렸지만 연구개발비 6000만 원 등 총 1억9600만 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그나마 올 5월 열린 한 차례 회의도 서면회의에 그쳤다.

3차례 회의를 개최한 위원회는 6곳이었다. 예를 들어 새로 만들어진 세종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된 ‘세종특별자치시지원위원회’는 지난해 두 차례 회의를 연 뒤 올해 들어 7월에 한 차례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올해 예산은 6억1500만 원이 배정됐으며 이미 운영비와 연구개발비, 직무수행경비 등의 명목으로 2억1900만 원이 집행됐다. 특히 국제개별협력과 관련된 정부의 주요 정책과 기본계획 등을 심의하겠다며 설치한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해외출장 경비인 국외여비 명목으로 매년 1억 원 넘게 예산을 썼다.

정우택 의원은 “현재 위원회가 사회적 현안이 발생할 때 임기응변적으로 창설되고 예산 또한 낭비되는 실정”이라며 “설립 목적 등을 판단해 경제, 사회부총리가 위원회를 책임지고 이끌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세종시위원회#유명무실#위원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