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경북 청도 주민 6명이 추석 연휴 기간이던 9일 경찰로부터 받은 돈 봉투. 겉면에는 한자로 ‘청도경찰서장 이현희’라고 쓰여 있다.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송전탑 건설을 반대해 온 지역 주민에게 추석 연휴 동안 돈 봉투를 돌린 경찰서장이 경질됐다. 경찰청은 이현희 청도경찰서장(총경)을 직위 해제하고 후임에 송준섭 대전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을 임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총경은 청도서 정보보안과 전모 계장을 시켜 추석 다음 날인 9일 그동안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온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마을 할머니 6명의 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100~500만 원이 든 흰 봉투를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돈이 송전탑 공사를 하는 한국전력에서 받은 1600만 원의 '주민 위로금'이었지만, 자신의 이름이 적힌 봉투에 넣어 건넨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커졌다.
경찰청은 직위 해제와 관계없이 이 총경에 대한 감찰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법질서를 확립해야 하는 경찰서장이 지역 주민에게 돈 봉투를 돌린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감찰 조사 이후 그 결과에 따라 이 총경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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