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0km 이상 다반사… “아이돌 교통사고 상시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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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9월 4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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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사진=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걸그룹 레이디스코드를 태운 차량이 고속도로 교통사고러 멤버 은비가 사망하고 권리세가 중태에 빠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면서 아이돌 가수들의 안전에 또다시 적신호가 켜졌다.

레이디스코드의 소속사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차량의 바퀴가 빠졌다"고 설명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그간 아이돌 가수들이 빠듯한 스케줄로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됐다는 우려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지난 2007년, 슈퍼주니어의 규현은 올림픽대로에서 자동차가 전복 되면서 골반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2012년에는 걸그룹 시크릿이 탄 자동차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며, 멤버 정하나가 갈비뼈에 금이 가고 폐에 멍이 들어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다.

얼마 전인 2014년 5월에도 사고가 있었다. 걸그룹 달샤벳의 수빈은 부산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중 경부고속도로에서 차량이 전복되면서 팔에 골절상을 입었다.

이 밖에도 미쓰에이, 포미닛, 베스티 등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경험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돌 가수들이 하루에 스케줄 서너 개를 소화하는 건 다반사다. 스타가 아닌 신인일 경우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방송 녹화, 라디오 생방송, 사인회, 지방 행사 등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

특히 봄과 가을은 대학과 기업 등에서 축제가 많이 열리는 계절이기 때문에 많은 의뢰가 들어온다.

아이돌 가수 교통사고로 가장 많이 꼽히는 원인은 무리한 일정에 따른 졸음과 과속 운전이다.

18년간 업계에 몸담아온 모 연예기획사 A대표는 4일 오전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A대표는 "스케줄이 많다 보니 과속도 하게 되고 신호위반이나 차선 위반 같은 것도 하게 된다" 며 "시속 120~150km는 기본으로 밟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보다 더 속도를 낼 수도 있다는 말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사고는 특히 행사가 모두 끝난 새벽 복귀 길에 발생 빈도가 높다. 운전자의 피로가 극도로 누적된 상태에서 과속을 하기 때문이다.

A대표는 "피로가 누적돼 있는데 다음 스케줄도 있고 그러나 보니까 빨리 들어와서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그런다"며 "늘 이렇게 바쁜 게 아니기 때문에 회사입장에서는 운전하는 사람을 순환시킬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일부 기획사에서는 행사 차량에 일정속도 이상으로 주행하지 못하게 하는 장치를 달자는 대안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치열한 가요계 생존 경쟁 속에 지켜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가요계 관계자들의 인식이 변하는 수밖에 없다고 누리꾼들은 지적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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