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대 어린이집 천장서 기준치 8배 석면

학교측 “예산 없다” 철거 무기 연기

1∼2세 유아 140명이 생활하는 서울대 백학어린이집 천장에서 법정 기준치(1%)의 최대 8배의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백학어린이집은 서울대 교직원 자녀들을 위해 지어진 곳이다.

14일 본보 취재팀이 입수한 서울대 어린이집 석면조사 보고서 도면에 따르면 어린이집 전체 면적(2696.85m²)의 16.7%에 이르는 451.65m²의 천장재 석면 함유량이 4∼8%나 됐다.

어린이집 천장에서 검출된 건 총 6종의 석면 중 사문석 계열의 ‘백석면’. 어린이집 건물은 석면자재 사용에 대한 제한이 덜하던 1998년 준공됐다. 때문에 백석면이 다량 포함된 텍스, 밤라이트 등이 건물 천장재로 사용됐다. 백석면은 석면 종류 중 유독성이 떨어지는 편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단 인체에 들어가면 배출되지 않고 악성중피종, 폐암, 신장암, 위암, 골수종 등 암을 유발한다. 특히 유아에게 노출될 때는 암 발병 연령이 낮아져 더 위험하다.

서울대 어린이집의 석면 천장이 드러난 건 2012년 12월 실시된 어린이집 자체 석면조사에서다. 어린이집 측은 2013년 한 차례 더 조사를 진행한 뒤 10월 공문을 통해 서울대본부에 천장 철거와 수리를 요청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올 5월 들어서야 운영위원회에서 “8월 첫 주 어린이집 방학을 맞아 철거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철거작업은 확정된 기한 없이 연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이규진 서울대 시설지원과장은 “철거작업에 6000만 원이 필요한데 예산을 미처 마련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