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병언, 순천 별장 수색때 통나무 벽안에 숨어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3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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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색팀이 지난 5월 25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 급습 때 별장 내에 숨어있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을 찾지 못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유 전 회장과 함께 별장에 은신하며 그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던 여비서 신모 씨(33·구속 기소)의 진술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달 26일 조사에서 "수사관들이 별장 문을 열려고 하는 소리가 들려 유 씨를 2층 통나무 벽안에 있는 은신처로 급히 피신시켰다. 수사관들이 수색을 마칠 때까지 유 씨는 은신처 안에 숨어있었다"고 진술했다.

조사결과 유 전 회장은 검거팀의 수색이 끝날 때까지 숨어 있었으며, 이를 뒤늦게 파악한 수색팀이 급습 이틀 후인 27일 다시 별장을 찾아가 내부를 수색했지만 이미 유 전 회장은 사라진 이후였다. 검찰과 경찰이 별장 안에 숨어 있던 유병언을 눈앞에서 놓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이 숨어 있었던 통나무 벽에는 직사각형 형태의 출입문이 있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3평정도 규모의 공간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벽 안 쪽에는 나무로 만든 잠금장치가 설치돼있었으며 벽 밖에 통나무를 끼워 맞춰 위장을 해놓은 상태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벽 안에서 유 전 회장을 찾지 못하고 8억 3000만원과 미화 16만 달러 등이 들어있는 현금 가방 2개만 발견했다.

검찰 관계자는 "(별장에서 유 전 회장을) 찾지 못한 것은 통탄할 노릇"이라며 "별장에 유 전 회장이나 주변 인물 등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잠복, 감시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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