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헬기추락, 마지막 통화 내용 “비가 와서 시야 확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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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7월 17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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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헬기추락. 사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헬기추락. 사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헬기 추락

세월호 수색 현장 지원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소방헬기가 광주 도심 인도에 추락해 탑승자 5명 전원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오전 10시 54분께 광주 광산구 장덕동 부영아파트 옆 인도에 강원도소방본부 소방1항공대 소속 소방헬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정성철 소방경(52), 조종사 박인돈 소방위(50), 안병국 소방장(39), 신영룡 소방교(42), 이은교 소방사(31) 등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또한 사고 현장에서 10m 가량 떨어진 버스 승강장에 있던 여고생 박 모(18)양도 헬기 파편에 맞아 2도 화상을 입었다. 박 양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 헬기는 이날 오전 8시 47분께 광주비행장을 출발, 세월호 참사 현장에 도착했으나 비가 내리면서 안개가 끼는 등 시야가 좋지 않아 수색에 난항을 겪다가 광주비행장으로 돌아왔다. 이후 사고 헬기는 강원도소방항공대로 복귀하기 위해 이륙했다가 4분 만에 추락했다.

당시 수색지원에 동참한 신영룡(42) 소방교는 사고 발생 전인 오전 10시 25분께 휴대전화로 도 소방본부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비가 와서 시야 확보가 안 돼 현장 진입이 어렵다. 귀대한다"고 말한 뒤 비행장을 이륙했다가 이내 추락했다.

광산소방서 한 관계자는 "기상 악화 때문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일대는 광주 신흥 택지지구인 수완지구로 아파트와 학교 등이 밀집한 곳이어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조종사가 인명피해를 막으려고 아파트나 학교 쪽이 아닌 도로 1차선 옆 인도로 추락을 유도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헬기추락. 사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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