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페라리가 긁혔어” 보험사서 3500만원 뜯었다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1일 18시 01분


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사진 출처 동아DB
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사진 출처 동아DB
중고차 판매업자 연모 씨(33)는 2012년 6월 고급 수입차인 '페라리 360 모데나' 한 대를 구입했다. 2004년 식 중고차이지만 신차 가격이 2억8000만 원에 이르는 명품 슈퍼카였다.

연 씨는 초등학교 동참 모임 때 자랑스럽게 페라리를 몰고 나갔다. 그는 부러워하는 친구들에게 솔깃한 제안을 했다. 자신의 페라리로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타내자는 것. 고급 수입차의 수리비가 비싼 점을 악용한 보험사기였다. 이에 동의한 친구 김모, 심모 씨(33·이상 회사원)는 2012년 10월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서 연 씨의 페라리와 접촉사고가 난 것처럼 꾸몄다.

자동차 공업소는 원래 페라리에 있던 가벼운 흠집을 사고 흔적으로 여기고 3700만 원의 견적서를 만들었다. 연 씨는 이를 보험사에 낸 뒤 미수선 수리비 800만 원을 받아냈다. 미수선 수리비는 보험사들이 외제차 사고 때 수리비용이 많이 나올 것을 우려해 피해자와 협의해 현금으로 보상하는 것.

연 씨 일행은 같은 해 11월 동대문구 답십리동에서 교통사고를 조작했다. 보험사가 진위를 의심하며 수리비 지급을 거부하자 슈퍼카 중의 하나인 벤틀리를 빌려 타면서 보험사를 압박했다. 벤틀리의 하루 렌트비용은 160만 원. 결국 보험사는 미수선 수리비와 렌트비 등 3500여만 원을 뜯겼다.

이들의 범행은 사고 관련자들이 모두 동갑내기인 점을 의심한 보험사의 신고로 꼬리가 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1일 사기 혐의로 연 씨를 구속하고 김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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