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도본부 부장단, 16일 일괄 사퇴 “길환영 사장 즉각 사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16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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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보도 독립성 및 공정성 등을 둘러싸고 보도국장이 교체되는 등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16일 보도본부 부장단이 일괄 사퇴하며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총사퇴를 표명한 부장단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정권과 적극적으로 유착해 KBS 저널리즘을 망친 사람이 어떻게 KBS 사장으로 있겠단 말인가”라며 “길환영 사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사퇴를 표명한 부장단은 이준희 뉴스제작1부장, 김혜례 라디오뉴스부장, 이춘호 정치외교부장, 신춘범 경제부장, 조재익 사회1부장 등 18명이다.

이들은 “일련의 세월호 보도, 전임 보도국장의 부적절 발언 논란과 충격적 폭로 등이 지금 사태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뇌관이었을 뿐이다. KBS의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때마다 KBS는 폭발을 향해 한 발씩 나아갔다”며 현 사태를 비판했다.

이어 “일선 기자들과 동고동락하며 뉴스의 최전선을 지켜온 부장들부터 먼저 책임지겠다. 최근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부장직에서 사퇴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부장단은 길 사장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며 버티다 그들이 청와대 앞으로 달려가자 갑자가 태도를 바꿔 머리를 조아렸다. 자신의 안위를 지키려는 자의 측은함을 확인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이런 결의가 당신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님을 알기 바란다. 보도국장 재직 시절 사장의 지시를 받아 KBS 보도를 직접적으로 굴절시킨 책임자는 김 전 보도국장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부장단은 마지막으로 “뉴스와 KBS를 살리기 위해, 시청자를 섬기기 위해, 언론인으로서 자존과 보람을 지키기 위해 결연히 나아가겠다”며 확고한 뜻을 밝혔다.

또 이날 보도본부 부장단에 이어 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 등 KBS 이사들도 공개 성명을 통해 길 사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날 “KBS 윗선이 지난 2일 발생한 서울 지하철 사고를 키워서 보도하라며 보도본부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위한 총파업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한편 KBS는 15일 메인뉴스인 ‘뉴스9’를 통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자사 보도를 반성하는 리포트를 내보냈다.

KBS는 세월호 참사 한 달을 맞은 이날 ‘뉴스9’를 세월호 특집으로 진행하며 ‘경쟁만 있는 검증 없는 보도’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라는 제목의 리포트로 세월호 관련 언론 및 KBS 보도 문제를 짚었다.

스포츠동아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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