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인구 늘리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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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예비후보들 앞다퉈 공약 제시

최근 울산시 홈페이지에는 ‘시내버스 노선을 늘려 달라’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이 건의는 울산시민이 아니라 부산 기장군 정관면 주민들이 한 것. 이들의 직장이 대부분 울산 온산공단이나 울산석유화학공단에 있기 때문이다.

울산과 인접한 정관면에 2000년대 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이들 공단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최근 2, 3년 사이 울산에서 이곳으로 이사했다. 울산에 비해 집값이 싸고 교육 여건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정관 아파트 단지 주민의 30∼40%(2만여 명)는 울산에서 이사를 간 사람으로 추정된다.

‘울산 직장, 부산 거주’ 현상은 2008년 12월 해운대와 울산을 동일 생활 및 경제권으로 묶은 부산∼울산 고속도로(부울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또 2010년 11월 고속철도(KTX) 울산역이 개통되면서 울산에 직장을 둔 수도권 주민들도 울산으로 이사를 하지 않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현재 울산의 인구는 117만9543명. 광역시로 승격한 1997년 7월 이후 16만6473명이 증가했지만 대기업 등 기업체가 밀집한 도시치고는 인구 증가가 더딘 편이다.

이를 의식해 6·4지방선거 울산시장 예비후보들은 ‘인구 늘리기’를 주요 공약으로 발표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두겸 예비후보는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180만∼230만 명의 울산 건설’을, 강길부 의원은 ‘200만 창조도시 울산 건설’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도심 내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울산 북구와 울주군 온산·온양읍, 웅촌면, 언양읍 등 4개 권역으로 분산해 이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권역별 터미널 주변에 교육 의료 휴양 등 정주(定住) 여건을 갖춘 위성도시를 건설하면 인구를 유입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강 의원은 “울산혁신도시에서 울산테크노파크, 울산과기대(UNIST), KTX 울산역까지 20km를 잇는 ‘울산 실리콘밸리’를 만들어 200만 명의 창조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4일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시장 선거전에 뛰어들 새누리당 김기현 의원도 일자리 창출을 통한 인구 증가를 주요 공약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역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도 인구 늘리기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경남 사천시 제1선거구 도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원섭 사천포럼 상임대표는 “2025년까지 인구 35만 명의 행복기업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재락 raks@donga.com·강정훈 기자
#울산시#인구#6·4지방선거#울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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