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녹음한 최초의 캐럴 곡으로 알려진 ‘파우스트 노엘’(사진)이 87년 만에 디지털로 복원돼 공개된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24일 “1926년 성악가 윤심덕(1897∼1926)이 일본에서 ‘사의 찬미’와 함께 녹음한 ‘파우스트 노엘’을 28일 오후 1시 강원 춘천 남이섬 노래박물관에서 열리는 ‘박시춘 탄생 100주년 특별전’에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27년 발매된 이 노래는 음반수집가 이경호 씨가 축음기 음반으로 소장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음원으로 공개되지는 못했다. 음반에 금이 가 정상적으로 재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 평론가는 “최근 이 씨의 집에서 금 사이의 간격을 붙인 뒤 재생해 디지털 웨이브 파일로 본뜨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파우스트 노엘’은 ‘더 퍼스트 노엘’이나 ‘첫 번째 노엘’로 잘 알려진 곡이다. 18세기부터 영국에서 구전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 미상의 노래다. 노엘은 크리스마스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노엘, 노엘, 노엘, 노엘/이스라엘 왕이 나셨네’ 하는 가사와 선율은 찬송가나 미사곡으로도 널리 쓰인다. 축음기 음반에 적힌 ‘파우스트 노엘’이란 곡 제목은 ‘퍼스트 노엘’의 일본식 발음을 한글로 옮긴 것으로 추정된다.
박 평론가는 “1926년 당시 한국에는 캐럴은커녕 대중음악의 개념조차 없었다. ‘파우스트 노엘’은 윤심덕이 같은 날 녹음한 ‘사의 찬미’와 함께 최초의 대중가요로서 음악사에 기록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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