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두근두근 메트로]“12만그루 잣나무 숲 걷다 보니… 어느새 몸도 마음도 힐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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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ha 국내최대 치유의 숲 내년 개장… 가평 ‘잣 향기 푸른 숲’ 미리 가보니

국내 최대 규모의 치유의 숲인 ‘잣 향기 푸른 숲’이 내년 경기 가평군 상면에 공식 개장한다. 축구장 142개를 지을 수 있는 면적에 치유 숲길과 힐링센터, 야외 명상 공간, 기체조장, 풍욕장 등이 들어선다. 경기도 제공
국내 최대 규모의 치유의 숲인 ‘잣 향기 푸른 숲’이 내년 경기 가평군 상면에 공식 개장한다. 축구장 142개를 지을 수 있는 면적에 치유 숲길과 힐링센터, 야외 명상 공간, 기체조장, 풍욕장 등이 들어선다. 경기도 제공
경기 가평군 상면의 ‘잣 향기 푸른 숲’. 가평군과 남양주시의 경계인 축령산(879m) 서리산(825m) 자락의 해발 450∼600m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치유의 숲’이다. 면적만 153ha(축구장 142개 넓이)에 이르고 주변은 잣나무 숲이 울창하다.

잣나무는 피톤치드를 내뿜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톤치드는 기관지 천식과 폐결핵 등의 치료에 도움을 주고 아토피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일 찾은 ‘잣 향기 푸른 숲’은 내년 초 개장을 앞두고 마무리 시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잣 향기 푸른 숲’은 모두 6개 산책구간으로 구분된다. 유치원생, 초중고교생, 성인, 실버, 가족, 연인 코스 등 구간별로 코스 거리가 1.1∼4km로 다양하다. 기자는 성인 코스(4km)를 체험하기로 하고 잣나무 숲길로 향했다.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숲길에 접어들자 진한 잣나무 향이 코끝으로 스며들었다. 바람에 잣나무 잎이 살랑거렸고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가 귀 끝을 간지럽혔다. 어디선가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산속 깊은 곳에서 흘러내리는 개울 물소리였다. 만추의 여유는 이런 것일까. 잠시 후 숲길 옆으로 하늘 높이 치솟은 12만 그루의 아름드리 잣나무 숲이 눈앞에 펼쳐졌다. 어림잡아 30∼40m는 돼 보였다. 하늘을 가리고 선 잣나무 숲에 서자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숲길의 초반은 완만한 오르막이다. 산을 깎아 길을 내기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길을 복원한 흙길이 대부분이다. 지반이 약하고 굴곡이 심한 곳은 나무로 길을 놓거나 계단을 만들었다. 서너 명이 지날 수 있을 만큼 길은 널찍했다. 아직 공식 개장 전이어서인지 사람의 흔적은 없었다.

출발한 지 채 30분도 되지 않아 숨이 차올랐다. 초겨울 날씨였지만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등에는 굵은 땀줄기가 흘러내렸다. 하지만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느껴지는 청량한 기운이 지친 몸을 상쾌하게 채웠다.

1시간이나 지났을까. 잘 지어진 한옥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산림치유 지도사의 도움을 받아 황토온돌 체험과 명상, 체질 측정을 할 수 있는 힐링센터(156m²)였다. 주변에는 숲길 체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야외 명상 공간, 기체조장, 풍욕장이 꾸며져 있다. 이곳에서 자연관찰, 명상, 트리허그(나무 껴안기), 기체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코스마다 산림치유 지도사와 숲 해설사가 있어 체험객을 안내해 준다. 잠시 눈을 감고 팔을 벌려 자연이 내뿜는 시원한 기운을 들이마셨다. 어느새 몸과 마음은 힐링의 늪에 빠져들었다.

체험장 인근에 민속촌에서나 볼 법한 가옥이 눈길을 끌었다. 1970년대까지 이 지역에 거주하는 화전민 마을을 재현하기 위해 너와집 귀틀집 숯가마 등을 복원한 것이다. 본관 목공체험장에서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책꽂이, 간이 벤치, 휴대전화 거치대 등 간단한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달 말까지 일반인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다. 자유 탐방은 수시로 가능하고 당일 체험만 할 수 있다. 목공 체험이나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031-8008-6770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가평군#잣나무 숲#잣 향기 푸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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