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밥먹는 것도 쉽지 않네… 노인불편 100% 공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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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 가보니

경기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을 찾은 을지대 학생들이 노인 체험 장비를 착용하고 식사를 하고 있다.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 제공
경기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을 찾은 을지대 학생들이 노인 체험 장비를 착용하고 식사를 하고 있다.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 제공
2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한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 2층 생애체험관. 충북 대원대 간호학과 2학년생 40여 명이 특수 제작된 귀마개와 고글, 모래주머니가 장착된 팔꿈치 무릎 밴드와 장갑을 착용했다. 노인들의 신체적 불편을 체험하기 위한 장비는 무게만 6kg. 안개 낀 것처럼 뿌연 고글을 쓰고 고르지 않은 매트 위를 걸으며 평형 체험을 할 때는 대부분 좌우로 기우뚱거렸다. 자갈 노면과 과속방지턱, 경사로가 마련된 휠체어 슬로프 체험은 더욱 어려웠다. 체험에 참가한 원종호 씨(21)는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 바닥의 물건을 집는 것도 어렵다”며 “집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왜 행동이 느리고 힘들어하는지 비로소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은 지하 2층, 지상 3층 건물(연건평 3300평)로 지난해 10월 개관했다. 고령체험과 고령친화 용품, 관련 기업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이 체험관은 지식경제부가 제품구입비 50억 원을 지원했고, 용지와 건축비, 연간 운영비는 성남시, 운영은 을지대 산학협력단이 맡고 있다.

지상 1층 전시체험관에는 노인용 의자, 생활용품, 주방용품, 욕실용품, 배설관련 용품, 여가 훈련 용품 등 국내외 고령친화용품과 장비 1800여 종, 22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방문객 김진호 씨(72)는 “처음 보는 제품이 많다. 널리 알려지면 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걷기 힘든 노인들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시제품 자동차도 전시돼 있다. 버튼을 누르면 운전석 방향이 바뀌고, 휠체어가 차량 루프박스에서 내려와 운전석 옆에 설치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최적화된 천장주행식 리프트가 설치된 모델하우스도 있다. 국내 유일의 치매체험관과 요분석, 골밀도 등을 검사하고 물리치료실을 갖춘 건강증진센터도 설치돼 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교육, 골프교실, 요가교실, 사진교실 등을 운영중이다. 1층 입구의 북 카페에는 바리스타교육을 받은 노인 6명이 근무 중이다.

개관 이후 전국에서 하루 350∼400여 명이 방문하고 있다, 누적방문객수가 9월 말 현재 12만여 명. 체험관은 다음 달 1일 제품전시회와 고령친화산업의 비전을 제시하는 ‘웰 에이징 & 시니어산업축제’를 개최한다. 안창식 체험관장(53·을지대 물리치료학과 교수)은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초고령화에 비해 국내 관련 산업은 초보단계”라며 “체험관의 활성화와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약은 전화(1644-0891)나 홈페이지(www.miraeseum.or.kr) 참조.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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