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홍 체포된 날, 최재원 부회장 대만 있었다”

  • 동아일보

檢, SK측과 사전교감 가능성 제기
재판부에 의견서 제출… SK측은 부인

SK그룹 횡령 사건 항소심의 핵심 증인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대만 현지에서 체포되던 지난달 31일 당시 최재원 SK㈜ 부회장도 대만에 머물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를 두고 김 씨가 사전에 SK 측과 교감을 갖고 스스로 모습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은 SK 측이 항소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에 5일 변론재개를 신청하자 다음 날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의견서를 통해 최 부회장의 출입국 기록으로 김 씨가 체포된 날 대만에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최 부회장이 수시로 김 씨를 만나러 대만을 드나들었고, 체포 당일에도 대만에 머물렀던 점으로 미뤄 볼 때 김 씨의 체포에 SK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부회장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법정에서 김 씨를 60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에도 대만을 오가며 김 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동생 최 부회장이 김 씨를 계속 만난 사실을 보고받지 못하다가 김 씨의 체포 사실이 전해진 이후에야 이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은 김 씨와의 사전교감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현재 김 씨가 대만에서 송환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전에 김 씨와 교감했다면 김 씨가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항소심 선고 기일 전까지 김 씨가 국내로 송환되지 못하면 재판부로서도 변론을 재개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SK그룹#횡령 사건#김원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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