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투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시신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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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사흘만에 서강대교 남단서
공지영 “그의 영혼에 자비를” 트윗글 여성부 홈피 접속과다로 한때 다운

단체 운영난을 호소하며 한강으로 투신한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46·사진)가 실종 나흘째인 29일 오후 서울 서강대교 남단 상류 100m 지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성 씨가 투신한 마포대교에서 1.4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발견 당시 성 씨는 흰색 긴팔 셔츠와 쥐색 바지를 착용하고 있어 투신 직후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과 똑같은 차림이었다. 하지만 부패가 심해 신원을 특정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신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국민장례식장으로 옮겨 검시를 실시해 성 씨임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 현직 의사인 성 씨의 부인도 참석해 남편의 얼굴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서울시당 허영일 대변인은 논평에서 “생각의 차이는 있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의 생각은 소중하다. 성재기 대표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작가 공지영 씨는 이날 트위터에 “요 며칠 성재기 씨를 위해 기도했습니다.(중략) 임사경험자들에 의하면 죽기 직전 주관적으로 긴 회개의 시간이 주어진답니다. 우리가 어떤 이의 죽음도 함부로 판단해선 안 되는 근거입니다. 주님 그의 영혼에 자비를!”이라는 글을 올렸다. 공 씨는 앞서 25일 성 대표가 자살을 예고하자 성 대표에게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는 트윗을 보냈고 성 대표가 “나도 당신의 다양성을 익히 안다”고 답하자 “그러네요. 어쨌든 투신은 마시길”이라고 답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7시경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는 ‘과다 사용자 접속으로 인해 서비스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는 안내 메시지가 뜨면서 일시적으로 다운됐다가 곧 정상화됐다. 이를 두고 “여성가족부 때문에 한 사람이 사망했다”며 해킹을 예고한 어나니머스 소속 해커의 소행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성가족부의 정책을 비판해온 성 대표의 사망 소식을 들은 남성연대 지지 누리꾼들의 방문이 폭주해 서버가 다운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공지영#남성연대#성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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