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내 매뉴얼에 SNS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기성용-윤석영 SNS 글 논란에 일침
“최강희 감독 만나 대표팀 구성 논의, 선수들 뒤통수 맞은 듯한 느낌들것”

젊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최강희 전 축구국가대표 감독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비아냥거리는 듯한 행위를 해 한바탕 논란이 일었던 4일. 그 중심에 있던 기성용(스완지시티)은 한 차례 더 시끄러운 소동의 주인공이 됐다. 기성용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했다고 밝혔지만 한 인터넷 칼럼니스트가 기성용이 사실은 또 하나의 비밀 페이스북 계정을 갖고 있었으며 이를 통해 최 감독을 더욱더 노골적으로 비판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누군가 기성용의 이름을 사칭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기성용 본인은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전날 최강희 감독의 혈액형 발언을 비판하는 듯한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던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은 이날 최 감독에 대한 사과의 글을 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행위를 둘러싸고 축구계가 어수선한 가운데 홍명보 신임 대표팀 감독(사진)이 젊은 선수들에게 뼈 있는 말을 했다. 홍 감독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오늘 저녁 최강희 감독을 만나 인사를 드리기로 했다. 만나서 그동안 수고하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다. 내가 최 감독님을 만나는 의미가 선수들에게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전임 감독에 대한 충분한 예우를 표시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또 최 감독에게 선수단 구성에 대한 조언도 들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관련해 “선수들이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 들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제 막 물러난 전임 대표팀 감독에게 선수들이 함부로 발언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였다. 홍 감독은 이날 최 감독과의 만남 장소와 상의할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홍 감독은 2012 런던 올림픽 감독 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SNS 활동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데, 선수단 내부의 여러 이야기가 밖으로 나가서 잡음을 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부탁했다고 했다. 그는 “SNS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내 감독 매뉴얼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선수들이 최종전이 끝나자마자 라커룸에서 곧바로 사진을 올리는 등 SNS 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젊은 선수들에게 SNS 활동은 일상생활이 된 거나 다름없다. 무조건 막을 순 없다.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러시아 안지 팀 연수 시절 히딩크 감독님이 뻔뻔한 외국 선수들 때문에 고생하시는 걸 봤다. 가방을 들어 드리고 싶을 정도로 몸도 예전 같지 않으신데 늘 선수들을 끝없이 설득해야 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외국 선수들에 비하면 아직 한국 선수들은 인성이 훌륭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기성용에 대해서는 “비위를 맞추면서 갈 것인지 아닌지 택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고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채널A 영상]“사칭 계정” 기성용 페이스북 논란…‘SNS 조롱’에 멍든 한국 축구
[채널A 영상]대표팀, 브라질은 가게 됐지만…웃지 못한 한국축구


#홍명보#sns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