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녹지축 백지화… 서울시 1000억 날릴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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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종로 세운상가군(세운상가∼진양상가)을 모두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개발하기로 방침을 바꾸면서 사전 투자한 1000억 원가량을 날릴 처지에 놓였다.

시는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09년 현대상가를 비롯해 세운상가군 8개동을 모두 철거해 1km 구간을 도심녹지축인 ‘그린웨이’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는 현대상가를 철거하고 토지와 영업권을 보상한 다음 해당 용지(3748m²)에 세운초록띠공원을 만들었다. 시는 이를 위해 968억 원을 썼다. 시는 나머지도 철거한 뒤 고층빌딩을 건설하는 등 재개발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사업비를 회수하려고 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역 주민 반발로 개발이 지체되면서 서울시는 최근 세운상가군을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계획을 대폭 축소했다. 이에 따라 선 투자금인 968억 원을 회수할 방법이 없어진 것. 현재 시는 세운초록띠공원을 임시로 벼 밀 보리 농사를 짓는 데 활용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연말까지 사업비 회수 및 공원 활용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계획 변경으로 사업비 회수가 어렵다고 해도 도심에 공원을 마련한 것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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