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짜리 가짜 수표, 감별기도 속였다

1억수표 변조해 수차례 판독 통과… 60대 수배자, 계좌이체후 전액 인출

100억 원짜리 은행 자기앞수표를 감쪽같이 위조해 모두 현금으로 인출해 간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5일 경기지방경찰청 금융범죄수사팀과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12일 오전 11시경 국민은행 경기 수원 정자동지점에서 최모 씨(61·사기 혐의로 수배 중)가 100억 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제시하면서 계좌이체를 요구했다. 은행 측은 워낙 큰 액수라 수표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여러 차례 감별기 판독을 거쳤지만 수표 금액과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진본 수표로 확인됐다. 은행 측은 최 씨가 만든 페이퍼 컴퍼니인 A사 법인 국민은행 계좌 2곳에 각각 50억 원씩 계좌이체를 했다. 최 씨는 이 돈을 인출한 뒤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최 씨가 올해 1월 10일 페이퍼 컴퍼니 명의로 1억15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발행하고 사채업자 박모 씨(45)에게 접근해 100억 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발행하게 한 뒤 이 두 개의 수표를 이용해 위조된 100억 원짜리 수표를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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