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류성룡함 장병들이 지난달 31일 경북 안동 병산 서원에서 서애 류성룡을 생각하며 호국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안동시 제공
“장병들이 더 믿음직스러워졌습니다. 서애의 호국정신으로 대한민국 해군의 명예와 전투력을 높이겠습니다.”
해군의 주력 전투함인 서애류성룡함 윤종준 함장(47·대령)은 3일 “서애 선생의 고향에서 교육을 하니 뭉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애류성룡함 장병 70명이 최근 경북 안동에서 정신교육을 받았다. 2011년 부대 창설 후 지금까지 9회 걸쳐 330여 명이 교육에 참가했다. 하회마을보존회와 안동시가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안동시는 3월 진해해군기지를 방문해 류성룡함과 자매결연했다.
류성룡함 장병들이 서애의 고향에서 이 같은 교육을 받는 이유는 해군의 주력 전투함에 어울리는 정신무장을 하기 위해서다. 최신 종합무기시스템인 ‘이지스’ 체제를 갖춘 류성룡함은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에 이은 세 번째 이지스군함이다. 1조2000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장병들은 서애가 태어난 하회마을과 그를 모신 병산서원에서 서애를 추모하고 그의 삶을 배우는 한편 안동의 문화 탐방에도 참여했다. 장병들은 “서애의 흔적이 가득한 안동을 체험하니 류성룡함을 맡은 자부심이 더 생긴다”고 입을 모았다.
서애 류성룡(1542∼1607)은 임진왜란 때 영의정으로 군정(軍政)을 총지휘하면서 이순신과 권율 장군을 발탁하는 등 국난 극복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전란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에서 ‘징비록’(국보 132호)을 지었다.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에 있는 충효당(보물 414호)은 서애의 종택이며, 양진당(보물 306호)은 형 겸암 류운룡(1539∼1601)의 종택이다. 겸암과 서애는 모두 퇴계 이황의 뛰어난 제자이다.
장병 교육에는 충효당에 사는 서애의 14대 종손 류영하 옹(87)도 참여했다. 류 종손은 “패기 넘치는 해군 장병을 보니 무척 든든하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라를 튼튼히 지켜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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