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이 내게 먼저 전화 걸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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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회삿돈 펀드 자금 횡령 의혹 사건에서 펀드 개설 등 핵심 역할을 한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검찰에서 “최 회장이 내게 먼저 전화를 걸어 ‘펀드에 돈이 필요한가? 얼마가 필요한가? 빨리 (돈) 받아가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김 전 대표의 진술에 따르면 최 회장이 김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건 시기는 2008년 10월 전후다. SK텔레콤이 펀드 투자 결정을 내린 것이 그 직후다.

김 전 대표는 1심 재판 과정에서 이 발언을 포함한 자신의 검찰 진술을 대부분 번복했었다. 그러나 20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 심리로 열린 항소심 4차 공판에서 김 전 대표는 “진술을 번복한 것은 최 회장 변호인이 요청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검찰은 변호를 맡았던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수사를 적극 검토 중이다.

또 김 전 대표는 최 회장의 전화를 받기 전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먼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펀드에서 500억 원을 빼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고문은 최 회장이 횡령한 펀드 자금을 송금 받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검찰 수사 전 해외로 출국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김 전 대표가 “돈이 없다”고 하자 김 전 고문은 “그러면 (최태원) 회장님께서 돈을 주시면 그 돈을 나에게 주겠나”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펀드 업무를 총괄하던 김 전 대표가 출자금을 김 전 고문에게 송금한 것을 몰랐다”고 하자 김 전 대표가 이에 반발해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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