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태화루, 복원아닌 건립으로 봐야”

  • Array
  • 입력 2013년 5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원래 위치-건축형태 정확한 자료 없어
자문위원 23명 의견 모아 설계 정해

내년 3월 완공 예정인 울산 태화루 건립공사가 중구 태화동에서 한창 진행중이다. 울산시 제공
내년 3월 완공 예정인 울산 태화루 건립공사가 중구 태화동에서 한창 진행중이다. 울산시 제공
내년 3월 완공 예정인 울산 태화루(太和樓)는 ‘복원(復元)’일까, ‘건립(建立)’일까. 울산 태화루를 짓는 위치가 잘못됐다며 복원하는 게 아니라 새로 건립한다고 얘기하는 것이 맞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태화루는 신라 선덕여왕(재위 632∼647년) 때 울산 태화사의 누각으로 건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진주 촉석루와 밀양 영남루, 안동 영호루와 함께 영남의 4대 누각으로 불리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

울산시는 2011년 9월부터 중구 태화동 태화강변 옛 로얄예식장 자리에 태화루를 짓고 있다. 이곳에서 통일신라와 고려, 조선시대의 기와 조각이 두루 발견됐고 태화강 전망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부 문화계 인사들은 태화루 건립 당시 옛 문헌을 근거로 동강병원 뒤의 태화산이나 태화강변 대나무 숲 속에 있는 오산이 태화루의 위치라고 주장한다.

건물 형태에 대한 자료도 없다. 태화루 건립 시기인 신라시대 대신 고려 말∼조선 초기 건축 양식의 정면 7칸(길이 21.6m)과 측면 4칸(〃 11.4m)인 주심포(柱心包) 식으로 건립하고 있다. 영남루의 형태도 참조했다. 2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결정했지만 명확한 근거는 없다.

이 때문에 태화루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거나 회복하다’라는 뜻인 ‘복원’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 세운다’는 의미의 ‘건립’이 적절한 표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008년 2월 불에 타 무너졌던 숭례문은 ‘복구(파괴된 것을 원래의 상태대로 고침)’라고 했다. 4일 완공 행사도 ‘숭례문 복구 기념식’이었다.

태화루는 울산시가 1만403m²(약 3150평)의 터를 374억 원을 들여 매입하고 ㈜에쓰오일이 건축비 100억 원을 기부해 지난해 5월 착공했다. 30일 상량식(上梁式)을 연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태화루#복원#건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