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황당한 평창군… “간부 부인 음반 구매” 3000만원 예산 편성

  • 동아일보

“평창 홍보” 이유 郡의회 예산안 제출
군수, 민주 소속…의회도 민주가 다수
26일 郡의회 본회의서 최종 결정

강원 평창군이 간부 공무원 부인이 낸 음반을 구입하기 위해 3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평창군에 따르면 군은 군청 A 과장의 부인 B 씨가 1월 발매한 ‘평창이 좋아요’ 음반 3000장을 구입하기 위해 추경예산안에 3000만 원을 편성해 군의회에 제출했다. 이 노래가 평창을 알리는 홍보가요 역할을 한다는 게 구입 이유다. 이 음반에는 타이틀곡 ‘평창이 좋아요’를 포함해 6곡의 트로트 가요가 담겨 있다.

평창군은 ‘평창이 좋아요’를 부른 B 씨와 작곡가 C 씨를 초청해 24일 오후 군청 대회의실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래 배우는 시간을 마련했다가 논란이 일자 무기한 연기했다. 다음 달 1일 직원 친절 교육이 끝난 뒤 ‘평창이 좋아요’에 맞춰 라인댄스 교육을 실시하려던 계획도 연기됐다.

평창군 관계자는 “이 노래가 3월 차트코리아 성인가요 순위 19위를 기록하고 155차례 방송에 소개되는 등 평창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군정 홍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직원은 “평창과 관련된 가요가 많은데 유독 이 음반만 구입하려고 예산을 편성한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며 “근무시간에 노래교실까지 운영하려는 발상도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의원은 “의원들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겠지만 의회 통과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의원이 7명인 평창군의회는 민주통합당 4명, 새누리당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석래 평창군수는 민주통합당 소속이다. 예산은 26일 군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A 과장은 “음반 구입 예산 편성에 내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며 “자비를 들여 음반을 내고 지역을 홍보하는 데 힘썼는데 이런 오해를 사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평창#예산#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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