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서 말산업 육성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천시 임고면 운주산 실외승마장에서 동호인들이 말을 타고 있다. 영천시 제공
‘주마가편(走馬加鞭)’. 경북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말(馬)산업을 지역 성장의 디딤돌로 삼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늘면서 승마 동호인이 갈수록 증가하는 데다 말 육성과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천시는 최근 정부의 승마 조련시설 건립지로 선정됐다. 임고면 황강리 1만723m²(약 3244평)에 30억 원을 들여 말 조련시설과 번식센터, 경매장, 교육장 등을 건립한다. 올해 말에 완공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한 시간 내 거리인 대구와 포항 구미 경주 경산 등 인근 11개 시군이 기르는 말 700여 마리와 부산경남 경마공원에서 퇴역하는 경주마(연간 400마리)를 승마용 말로 훈련시켜 공급할 예정이다. 또 승마용 말 번식과 생산, 육성, 유통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 시설이 들어서는 곳은 2009년 개장한 운주산 승마장과 가까워 말산업 육성과 승마인구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말 50여 마리로 실내외 승마장과 마사(馬舍) 등을 운영 중인 운주산 승마장은 대구 포항 경주 등에서 연간 2만여 명이 다녀갔다. 또 영천에는 말 10마리 이상인 승마장만 다섯 곳이 있다. 승마선수 육성과 재활승마 교육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16년 말에 완공할 예정인 영천경마공원(영천시 금호읍 성천리 일대)은 148만 m²(약 44만7700평)에 특색 있는 수변공원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휴양레저시설을 갖춘다. 서울과 부산경남, 제주의 경마공원보다 넓고 국제대회가 가능한 잔디경기장도 들어선다. 영천경마공원은 유럽식으로 추진 중이다. 말 경주뿐 아니라 관광과 휴식을 아우르는 종합레저파크로 건립한다. 6월까지 토지 보상을 마치고 7월 공사에 들어간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경마공원과 말 조련시설이 모두 갖춰지면 영천은 말산업 중심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위군은 최근 승마장(의흥면 이지리 일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2만 m²(약 6050평)에 20억1900만 원을 들여 실내외 승마장과 마사, 관리시설, 트레킹 관광코스 등을 만든다. 내년 11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우선 말 25마리를 확보해 승마체험과 전문교육,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가까운 시군 학생들을 위해 ‘찾아가는 승마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장애인과 노인 대상 ‘재활 승마교실’도 연다. 이를 위해 군은 한국말산업중앙회와 말 관련 사회적 기업인 시티앤홀스와 협약을 맺었다. 영천 성덕대(재활승마학과)와 경주 서라벌대(마사과) 등 지역 대학과는 승마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장욱 군위군수는 “승용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영천경마공원과 연계하면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승마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6월 북구 양덕동에 ‘포항승마장(승마공원)’을 완공한다. 35억 원을 들여 3만 m²(약 9075평)에 실내외 승마장과 조교시설 등을 갖춘다. 포항시 관계자는 “접근성이 좋은 만큼 포항의 새로운 관광명물이 되도록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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