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어린이집 대책 필요 지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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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 소리만 들어도 우는 2~6세 아이들… 300m 떨어진 대피소로 피신 힘들어”

“헬기와 K9 자주포 쏘는 소리만 들어도 엉엉 우는 원생들을 데리고 300m 떨어진 대피소로 제때 피신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박혜원 연평공립어린이집 원장)

인천 옹진군 연평도 ‘연평공립어린이집’의 영유아들이 북한 포격 도발 등 유사시 대피소로 신속히 대피하는 것이 쉽지 않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6세인 원생 38명은 유사시 연평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연평 제1호 대피소로 이동해야 한다. 어린이집에서 대피소까지 300m가량 떨어져 있어 도보 이동은 어렵고 어린이집 차량을 통해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차량이 작아 2차례로 나눠 이동해야 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실제로 매달 해병대의 K9 자주포 발사 훈련 때 대피 훈련을 실시하는데 어린이집의 영유아들이 대피소에 가장 늦게 도착한다. 일반적으로 영유아, 노인, 청소년, 여성 등 사회적 취약자를 우선 대피시켜야 하지만 어린이집 원생들이 일반 주민보다 늦게 도착하는 것.

또 어린이집 원생 가운데 30%가량이 2010년 북한 포격 도발을 경험해 헬기 소리나 포 소리만 들어도 자리에 주저앉은 채 울음을 터뜨리기 일쑤여서 신속한 대피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원생들의 안전을 제대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1호 대피소보다 가까운 곳에 대피소를 설치하거나 자체 대피소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원생과 부모들은 북한의 도발을 우려해 3월 8일 전후로 인천으로 피신했다가 안정을 찾으면서 연평도로 돌아오는 수가 늘어 13일에는 38명 가운데 20명이 출석했다.

연평도=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연평도#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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