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日 ‘다케시마의 날’… 기념식 열리는 시마네 현 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2일 03시 00분


정치인-언론만 떠들썩… 시민들은 무덤덤

썰렁한 日 시마네 현 거리



2005년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일본 시마네 현 마쓰에 시 마쓰에 역 광장에 세워진 3m 높이의 홍보탑. ‘돌아오라 다케시마, 섬과 바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시마네=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썰렁한 日 시마네 현 거리 2005년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일본 시마네 현 마쓰에 시 마쓰에 역 광장에 세워진 3m 높이의 홍보탑. ‘돌아오라 다케시마, 섬과 바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시마네=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21일 일본 시마네(島根) 현 현청 소재지인 마쓰에(松江) 시. 2005년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을 제정한 이후 중앙 정부 당국자가 처음 참석하는 기념식을 하루 앞두고 일본과 한국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마지리 아이코(島尻安伊子) 해양정책·영토문제 담당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비롯해 일본 중앙 정치인과 현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하는 행사를 앞두고 한국 정부는 행사 취소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행사가 한일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시내 분위기는 썰렁하기까지 했다.

시의 관문인 이즈모 공항과 역 광장 앞에 과거에 세운 ‘돌아오라 다케시마, 섬과 바다’라고 적힌 고정 홍보탑이 서 있었지만 거리에서 22일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나 안내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지 주민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한 택시운전사는 “내일 행사로 가뜩이나 위축된 한국인 관광이 더 줄어들 수 있다”라고 걱정했다. 버스 정류소 앞에서 만난 여고생 2명은 “학교에서 다케시마에 대해 초중학교 때 배웠지만 내일이 무슨 날인지는 모른다”라고 말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40대 남성은 다케시마 문제가 지리적으로 이웃 돗토리(鳥取) 현과도 관계가 큰 문제인데 시마네 현이 총대를 메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자신을 한류 팬이라고 밝힌 50대 여성은 “시마네 현에는 신칸센도, 고속도로도, 산업도 아무 것도없다”라며 “지역민이 어업과 농업으로만 먹고사는데 경기가 나빠지면서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열게 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시마네 현청 옆의 공문서센터 2층에 마련된 다케시마 자료실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현청에 온 김에 둘러봤다. 한국이 다케시마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라고 주장하면서도 “그렇다고 서명하고 시위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이랑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자유롭게 방문 소감을 적는 노트에는 한국을 비판하는 내용도 많았지만 한글로 “이곳을 찾은 한국 분들이 일본 주장도 알아주면 좋겠다”라고 적은 일본인도 있었다. 자료실 직원은 “평소 20∼30명이 찾는데 오늘은 내일 행사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기자들을 포함해 갑절 이상 찾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사업을 한다고 밝힌 50대 일본 남성은 “현지 주민보다 언론과 외부 사람들이 더 떠들썩하다”라고 말했다.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우익 세력과 일부 정치인의 잔칫날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시마네=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다케시마의 날#시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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