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거주자 우선주차제, 이번엔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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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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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주민 수요파악 착수… 학교-공원 주변 우선 도입
10년전부터 추진했지만 실패… 주민 비용부담 설득이 숙제

2009년부터 거주자 우선주차제가 실시되고 있는 인천 계양구 임학동의 다세대주택 밀집지역. 시는 2003년부터 주택가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 제도를 추진해 왔으나 주민 반대로 좀처럼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2009년부터 거주자 우선주차제가 실시되고 있는 인천 계양구 임학동의 다세대주택 밀집지역. 시는 2003년부터 주택가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 제도를 추진해 왔으나 주민 반대로 좀처럼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시는 도입 10년째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거주자 우선주차제를 올해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14일 시에 따르면 올해 8개 기초자치단체(강화, 옹진군 제외)에 우선주차제에 대한 주민 수요를 파악해 대상 구간을 선정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선정에 앞서 설명회를 열어 주차 공간 확충 필요성과 수요 등을 파악해 주민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시는 학교나 공원 주변의 주택가 등 민원이 적은 외곽 지역부터 우선주차제를 시작해 시내 중심가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시는 올해 6억 원을 들여 주차공간을 설계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원하고 주차선 긋기와 도로 포장, 표지판 설치 등과 같은 혜택을 줄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8개 지자체가 시범적으로 우선주차제를 도입해 주차 공간 1200여 면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주민 호응도가 높은 구간을 선별적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우선주차제를 시행하면 주택가 주차난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주요 도로변 불법주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지역의 등록 차량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104만9000여 대이며 주차공간은 85만6000여 면(노상, 노외 주차장 포함)에 이른다. 주차장 확보율은 87.1%.

그러나 주택가 이면도로의 주차장 확보율은 63.9%에 그쳐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등이 밀집한 중구 동구 남구 부평구 등은 주차난이 심각하다. 특히 이면도로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화재나 응급환자 발생 시 소방차나 구급차가 통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시는 그동안 일선 지자체가 주민설명회를 제대로 열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주민들의 반발에 부닥쳐 우선주차제를 정착시키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는 2003년 주차장법 시행규칙에 따라 폭이 6m 이상인 주택가 이면도로에 우선주차제를 처음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한 달 주차요금은 종일 주차 3만 원, 주간 2만5000원, 야간 2만 원 안팎을 받아 주차관리원을 고용하고, 주차공간을 운영하는 데 쓰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남구는 2004년 1월부터 주차난이 심각한 주안2동 주택가 등을 시범구역으로 선정하고, 1130면을 조성해 우선주차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왜 내 집 앞에 차를 세우는 데 주차비를 내야 하느냐”라며 강하게 반발해 이듬해부터 중단됐다.

남동구도 2005년 11월 국가산업단지인 남동공단 내 폭 15m 미만 도로 86곳에 노상주차장 1만2000여 면을 새로 설치해 우선주차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2006년 1월부터 3개월 정도 시범운영 기간을 거친 뒤 시행할 방침이었으나 공단 근로자들의 반발로 물거품이 됐다. 시는 당시 8개 지자체의 우선주차제 시범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5200명 가운데 77.2%가 유보에 찬성하자 결국 시행을 중단했다.

시는 2006년 1월에도 “도심 단독주택 밀집지역 이면도로 640여 곳에 노상주차장 6만2000면을 조성해 우선주차제를 실시하겠다”라고 했지만 주민동의를 받아 우선주차제를 신청한 희망 지역이 거의 없어 무산됐다.

다만 계양구 임학동의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주차공간 46면)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200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유일하게 시행되고 있다. 이 지역은 주차요금을 야간(오후 5시∼다음 날 오전 9시)의 경우 한 달에 2만1000원을 받고 있으나 주민들이 큰 불만 없이 우선주차제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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