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주사 놓고 시신유기 혐의’ 산부인과 의사 징역 1년6월 선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4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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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우유주사'라고 불리는 프로포폴을 놔주겠다며 마취제를 과다 투여해 30대 여성을 숨지게 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징역 1년 6월이 선고됐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권기만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서울 강남 H산부인과 의사 김모 씨(46)에게 징역 1년 6월과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또 사체 유기를 도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씨의 아내 서모 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약품의 효능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일부는 사용법에도 맞지 않게 사용했다"며 "일반적 의료사고와 사건의 성격이 다른 만큼 같은 업무상 과실치사라도 죄질이 불량해 엄격히 죄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 원인이 부정확한데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체를 유기해 유족의 상처가 크고 엄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권 판사는 "김 씨가 반성하는 점과 피해자 유족을 위해 2억 5000만 원을 공탁한 점,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사면허가 취소되는 점 등을 함께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씨는 작년 7월 자신이 일하는 산부인과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30대 여성 이모 씨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인 미다졸람, 마취제인 베카론·나로핀·리도카인 등 13가지 약물을 혼합 주사해 두 시간 만에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 씨는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던 이 씨를 불러 약물을 투여한 뒤 이 씨가 갑자기 숨지자 시신을 이 씨 차에 싣고 한강시민공원으로 가 주차장에 버려두고 귀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 씨는 남편이 이 씨의 시체를 피해자의 차로 옮겨 싣는 동안 병원 부근에서 기다리다 한강시민공원까지 뒤따라간 뒤 시신 유기 이후 남편을 자신의 차에 태워 돌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씨에 대해 살인 가능성도 조사했지만 별다른 동기가 없고 범행 장소가 CCTV가 설치된 병원인 점 등을 종합할 때 고의적 살해는 아닌 것으로 판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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