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12세 소녀 꽃님이 눈에 비친 ‘5·18’

  • Array
  • 입력 2013년 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창작동화 ‘자전거’ 출간

12세 소녀의 눈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재조명한 창작동화가 출간됐다.

5·18기념재단은 광주시교육청과 함께 5·18민주화운동 교육용 도서인 장편동화 ‘자전거’(사진)를 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12세 소녀 ‘꽃님이’의 시선으로 1980년 당시 광주를 바라본 ‘자전거’는 박상률 작가(54)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두 번째 5·18 이야기다. 박 작가는 2011년에 ‘아빠의 봄날’이란 동화를 펴냈다. 195쪽 분량의 자전거에는 작가의 개인적 체험이 녹아 있다.

1980년 5월 어느 날 아침, 꽃님이네 아침 밥상에는 곧 태어날 동생을 품은 엄마와 꽃님이뿐이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아빠는 한 달에 한 번 집에 오고 대학을 졸업한 고모는 서울로 취직해 떠났다. 모처럼 아빠가 집에 온 날, 꽃님이는 아빠와 고모와 함께 탔던 자전거를 타고 나가 본다. ‘봄이면 뭐든 다시 살고 싶어지기 때문’에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는 아빠의 말을 꽃님이는 알아들을 듯도 하다. 공수부대가 도시를 점령해 일터로 갈 수 없는 아빠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 꽃님이는 아빠를 찾기로 결심하고 병원에서 희생자들의 장례를 도와주고 있는 아빠를 가까스로 만난다.

동화는 꽃님이가 목격하는 장면들을 담담한 어조로 그리고 있지만 잘못된 국가 권력이 개인의 삶을 얼마나 망가뜨릴 수 있는가를 단적이고도 충격적으로 보여 준다.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맨발로 죽은 여성에게 동료들이 양말을 신겨주려 하지만 퉁퉁 부어 양말이 잘 들어가지도 않아 절규하는 모습을 꽃님이가 묵묵히 바라보는 장면은 작가의 목격담이기도 하다.

광주시교육청은 초판용 2000부를 광주지역 학교에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1만 원으로 시중 서점과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민주화운동#광주시교육청#자전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