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세자매 2년 가까이 반지하방 방치-학대… ‘비정의 계모’ 결국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9일 03시 00분


10대 세 자매를 1년 8개월간 반지하방에 방치하고 학대한 ‘비정한 계모’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계모 A 씨(49)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세 자매의 친부 B 씨(47)와 7년 전에 만나 사실혼 관계를 맺었다. 그러다 5년 전 B 씨가 지방에 일하러 내려간 뒤 2년간은 세 자매를 돌봤다. 그러나 2011년 5월 세 자매를 반지하 월세방을 얻어 이사시켰다. 이후 A 씨는 단 한 차례도 세 자매를 찾지 않은 채 자신은 다른 곳에서 살았다. A 씨는 세 자매에게 1시간마다 교대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동향을 보고받으며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세 자매가 잘못을 하면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이 때문에 둘째(18)와 막내(15)는 1년 7개월간 중학교 검정시험을 치르러 단 한 차례만 집 밖을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첫째(19)도 생필품을 사러 나가는 것 외에는 외출이 허락되지 않았다.

친부 B 씨는 그동안 한 번도 가족을 찾지 않았지만 세 자매 양육비 명목으로 월 250만 원씩을 A 씨에게 송금해줬다. A 씨는 대부분의 돈을 전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자녀 양육비와 자신의 생활비로 썼다. 세 자매에게 준 돈은 38만 원뿐이었다. 그나마 월세 23만 원을 빼면 생활비는 15만 원에 불과했다. 세 자매는 2년 가까이 겨울에 난방도 못하고 생활하다 지난달 21일 한 목사에게 발견됐다.

고양=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고양 반지하#세자매#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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