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남교육청 장학사 논술시험문제… 출제위원 소집 5, 6일 전에 전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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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시험은 3, 4일전에 응시 교사들에게 알려줘

충남교육청 장학사 선발 시험 문제가 출제위원이 문제를 내기도 전에 응시 교사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이 조직적인 범죄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충남지방경찰청은 돈을 주고 시험 문제를 알아 낸 교사들이 논술시험의 경우 출제위원이 소집되기 5, 6일 전에, 면접시험은 3, 4일 전에 문제를 미리 건네받았다는 진술을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이 건네받은 시험 문제는 실제 시험에 그대로 출제됐다. 면접시험의 경우 돈을 낸 교사들에게 문제가 미리 전달됐다가 이런 소문이 나도는 바람에 폐기되고 다시 출제된 문제가 전달됐다. 돈을 준 교사들은 두 번에 걸쳐 문제를 전달 받은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험 문제 유출을 주도한 사람들이 나올 만한 문제를 미리 교사들에게 전달한 뒤 공모한 출제위원들에게 그대로 문제를 내도록 했고 공모하지 않은 출제위원들도 제시한 문제를 내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시험문제를 출제한 뒤 알려 주면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예상 문제를 사전에 전달한 뒤 그 문제를 출제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출제위원회는 논술 7명과 면접 5명 등 12명의 출제위원이 논술 6문제와 면접 3문제 등 모두 9문제를 출제한다. 출제위원마다 2문제씩 출제해 실명으로 제출하면 회의를 통해 이들 가운데 시험 문제를 최종 결정한다.

출제위원 선정도 통상적인 과정과는 달리 미리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험 출제의 보안을 위해 2, 3일 전 내부적으로 출제위원을 결정해 하루 전 통보하는 것이 관례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 절차 없이 미리 결정돼 조직적인 범행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좀 더 치밀한 준비와 공모자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교육청 고위직까지 개입했을 개연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 조대현 수사계장은 “일련의 범행 과정을 보면 단순히 돈을 받고 시험지만 전달한 사건이라기보다는 돈을 받고 합격까지 보장하기 위해 일련의 전형과정을 치밀하게 관리한 계획 범행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장학사 선발 시험#충남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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