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번호 7777 원해요? 그럼 10만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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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고 희귀번호판 발급… 연식 낮춰 세금포탈 도움
차량등록 공무원 무더기 적발

‘7777, 9999 등 희귀한 거 원하세요? 필요하면 10만 원….’

공무원 A 씨(49)는 등록대행업자 B 씨로부터 “특이한 차량번호판을 발급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는 좋은 번호를 발급해주는 대가로 10만 원씩 모두 30만 원을 챙겼다.

공무원 C 씨(47)는 2009년 2월부터 충남 천안시 차량등록사업소에 근무하면서 평소 알고 지내던 자동차매매상의 부탁을 받고 중고자동차 명의를 이전할 때 취득세 기준이 되는 차량 형식과 연식을 낮춰줬다.

C 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950차례에 걸쳐 4억6000여만 원의 세금을 포탈하도록 도와주며 3600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15일 자동차매매상과 짜고 차량 연식 등을 조작해 과세 표준을 낮춰 세금을 포탈한 혐의(뇌물수수 및 업무상 배임 등)로 C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C 씨에게 돈을 주고 지방세 4억여 원을 착복한 중고자동차 매매상 D 씨 등 2명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C 씨는 액수가 적어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을 등록할 때 매매상 등에 맡기지 않고 직접 등록하거나 차량등록사업소에 납부액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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