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 시험문제 유출 의혹’ 음독 장학사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1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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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검은 거래' 입증할 증거 보강 등에 주력

구속 장학사 검찰 송치…대전지검 특수부에 배당

충남 교육전문직(장학사·교육연구사) 시험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 선상에 있다가 음독한 채 발견됐던 현직 장학사가 끝내 숨졌다.

문제 유출에 직접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또다른 장학사는 대전지검 특수부로 송치됐다.

11일 충남지방경찰청과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0시 40분께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천안교육지원청 인근에서 음독 상태로 발견돼 뇌사 상태에 빠졌던 A(48)장학사가 이날 오전 9시 36분께 숨졌다.

문제 출제위원 중 한 명인 A씨는 발견 당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A4 한 장 분량의 메모를 상의 주머니에 지니고 있었다.

A씨가 음독을 시도한 배경 등 정확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교육전문직 선발시험 문제 유출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출제위원이던 그가 갑작스럽게 음독자살을 기도하면서 경찰은 연루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돈을 받고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또 다른 장학사 B씨와도 친분이 두터워 수사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을 것으로 봤던 A씨가 숨짐에 따라 수사에 난항이 우려되고 있다.

경찰은 증거 보강 등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압수수색을 통해A씨의 컴퓨터 등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니고 있던 메모 외에 자신의 심경을 컴퓨터 등에 글로 남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지난해 교육전문직 시험 출제위원 12명 가운데 A씨를 제외한 나머지 출제위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해 실제로 장기간(논술 9박10일, 면접 3박4일) 외부와의 접촉이 완벽하게 차단된 상태에서 출제가 이뤄졌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더불어 돈을 주고 문제를 건네받은 응시자들이 자수할 경우 최대한 선처키로 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충남교육청으로부터 논술 시험 답안지 등을 임의 제출 받아 분석 중이며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자들에 대한 2차 소환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그동안 소환된 수사대상자들이 대부분 연루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는 데다 시험문제지가 아닌 구술로 문제를 주고받았고, 철저하게 현금 거래만 했기 때문에 관련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해야 해 수사가 큰 진전을 보지는 못하고 있다.

일부 수사 대상자는 1차 소환조사에서 경찰이 '검은 거래'에 사용됐을 것으로 보이는 뭉칫돈 인출사실을 확인하고 사용처를 묻자 종교단체나 자선단체 등에 기부했다고 진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지난 5일 구속된 장학사 B씨를 11일 검찰에 송치했으며 사건은 대전지검 특수부에 배당됐다.

검찰은 오는 24일까지 B씨를 직접 수사한 뒤 기소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연루 사실이 확인된 또 다른 인물이 사법처리 되거나 B씨의 윗선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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