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물레 누에 태극기… 지하철역은 체험학습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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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수놓은 종이학 종이학 1000마리가 대합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전경. 열차가 진입하면 종이학이 바람에 한들거리는 풍경이 연출된다. 서울메트로는 이처럼 각 지하철 역사를 테마로 꾸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서울메트로 제공
지하철 수놓은 종이학 종이학 1000마리가 대합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전경. 열차가 진입하면 종이학이 바람에 한들거리는 풍경이 연출된다. 서울메트로는 이처럼 각 지하철 역사를 테마로 꾸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서울메트로 제공
“이번 역은 ‘아∼現(현)! 나빌레라’ 역입니다^^.”

단순히 열차를 타고 내리는 공간이었던 지하철역이 ‘진화’하는 중이다. 서울메트로 1∼4호선 120개 역 전체가 ‘주제가 있는 역’으로 탈바꿈한 것. 유익한 학습자료를 갖춘 역도 많아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체험학습의 장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에는 실제로 버섯을 키우는 ‘버섯농장’이 있다. 느타리버섯, 노루궁뎅이버섯 등이 참나무에 붙어 자라는 모습이 색다르다. 시민들에게 이들 버섯을 나눠주기도 한다. 무악재역 관계자는 “역 주변에 인왕산을 오르는 등산객이 많다는 점에서 버섯 재배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햇볕이 들지 않는 지하철역의 환경과 음지에서 잘 자라는 버섯의 특징도 맞아떨어졌다. 버섯 전시관에서는 구름버섯, 상황버섯, 영지버섯 등 15종의 버섯을 갖추고 버섯의 종류와 효능, 재배방법까지 자세하게 소개한다.

지하철 2호선 문래역에 설치된 대형 물레.
지하철 2호선 문래역에 설치된 대형 물레.
2호선 문래역은 ‘목화’ 테마역으로 조성돼 있다. 영등포구 문래동은 ‘목화씨를 들여 온 문익점의 손자 문래(文來)가 물레를 만들었다’는 데서 유래한 지명이다. 문래역 한편에는 대형 물레가 자리 잡고 있어 직접 물레를 돌려 목화에서 무명실을 뽑아내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목화의 성장과정 및 물레와 관련한 다양한 사진자료도 볼 수 있다. 주말에는 실과 바늘을 이용한 인형 만들기 교실도 열린다.

3호선 잠원역은 ‘누에’가 테마다. 서초구 잠원동이 조선시대 양잠이 성했던 곳이기 때문. 잠원역사에는 누에와 관련된 학습자료, 명주실과 옷감 등이 전시돼 있다. 봄에는 아이들이 누에를 직접 손으로 만져볼 수도 있는 체험행사도 열 계획이다.

2호선 아현역은 ‘아∼現! 나빌레라’를 주제로 나비박물관으로 꾸몄다. 대합실 벽에는 한국 대표나비 6종에 대한 사진과 자료가 전시돼 있다. 멸종위기에 있는 산굴뚝나비와 비단벌레 등 천연기념물에 대한 자료도 소개한다.

이 밖에 3호선 독립문역은 태극기와 관련된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2호선 낙성대역에는 강감찬 장군과 귀주대첩, 고구려의 역사를 담은 전시물을, 2호선 충정로역은 스포츠 영웅 손기정과 마라톤과 관련된 주제로 꾸며 눈길을 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지하철역을 단순한 정거장 수준에서 벗어나 생활문화공간으로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oot@donga.com
#지하철#체험학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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