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블랙아웃’ 연일 아슬아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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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아침부터 ‘관심’ 경보… 원전 1기만 고장나도 대정전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사흘 연속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로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력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예비전력이 400만 kW 밑으로 떨어질 때 발령되는 ‘전력 경보’가 11일에는 오전 중 3시간 넘게 이어졌다. 전력 사용이 조금만 더 늘거나 발전소 중 1, 2기만 고장 나도 ‘대정전(블랙아웃)’이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전 8시 35분 예비전력이 379만 kW를 가리키자 전력 수급 경보 ‘관심’을 발령했다. 경보 발령 30분 만에 위기를 넘긴 10일과 달리 이날은 평소 전력 수요가 많지 않은 아침 일찍부터 경보음이 울려 전력 당국을 바짝 긴장하게 했다.

전력거래소는 오전 중 ‘주의’(예비전력 200만 kW 이상∼300만 kW 미만) 경보에 해당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산업체 수요 관리(200만 kW), 구역전기사업자 공급 확대(45만 kW), 전압 조정(100만 kW) 등 비상대책을 총동원했다. 산업체 설비가 점심시간을 앞두고 잠시 가동을 멈추는 오전 11시 45분에야 전력 경보는 해제됐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수급대책을 펴지 않았다면 오전 중 전력 공급량은 7778만 kW에 그치고, 예상 수요는 7727만 kW에 달해 예비전력이 51만 kW까지 떨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전력비상 매뉴얼에 따르면 예비전력이 100만 kW 이하로 떨어질 경우 ‘심각’ 경보를 발령하고 전국 순환단전을 실시한다.

전력대란 우려가 커지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회원사들에 전기 난방 사용 중단, 비상발전기 가동 등의 지침을 전달하며 ‘긴급 절전’을 요청했다.

미국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일정을 앞당겨 12일 귀국해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위조 부품 사용으로 가동이 중단된 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하기로 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한파#원전 고장#전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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