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횡령 등을 통해 문어발식으로 대학을 확장해 온 70대 학교 이사장이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은 횡령액이 99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일 교비를 횡령한 A보건대 이모 이사장(73)을 구속했다. 검찰은 앞서 11월에는 이 씨의 친척이자 이 대학 사무처장인 한모 씨(48)도 구속했다.
이 이사장은 2008년부터 최근까지 자신이 실질적인 이사장으로 있는 전국 5개 대학에서 교비 990억 원을 횡령해 학교 용지 매입, 학교 건물 신축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사 출신으로 1981년 광주 모 여상을 설립한 이 씨는 이후 30여 년간 서울 경기 광주 전남 충남 등에 4년제 대학 2곳과 2년제 대학 4곳, 대학원대 1곳, 고등학교 3곳, 병원 2곳 등 12곳을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A대학 운영비를 B대학 건물 신축 등에 사용하는 등 학교 공금을 전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한 병원으로 대학 5곳과 고교 3곳 등 8개 학교 회계책임자를 정기적으로 불러 교비횡령 수법과 금액 등을 논의하는 회의기구를 비밀리에 운영했다. 검찰은 회의기구가 5년간 작성한 장부를 9월경 압수했다.
검찰은 학교마다 법인이 달라 교비로 다른 학교 용지를 매입하거나 건물을 지으면 횡령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또 횡령한 돈 일부로 자녀에게 집을 사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씨의 횡령이 부실 학교 운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씨가 1993년 전남 나주에 설립한 예술대는 사학비리로 1998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폐쇄됐다. 이 씨가 운영하는 대학들 대부분이 학생들과 시민단체 등의 부실 운영 의혹 제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