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교통체증 주범’ 터미널 외곽 이전

  • 동아일보

도심 최대 번화가에 자리잡은 삼산동 시외-고속버스터미널
2021년까지 서부-북부로 분산… 빈터엔 100층 롯데타운 신축

울산 남구 삼산동의 울산 터미널. 울산에서 가장 번화한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터미널은 2017년부터 시 외곽으로 이전된다. 이곳에는 롯데그룹이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울산시 제공
울산 남구 삼산동의 울산 터미널. 울산에서 가장 번화한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터미널은 2017년부터 시 외곽으로 이전된다. 이곳에는 롯데그룹이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울산시 제공
울산 시외·고속버스터미널이 시 외곽으로 이전된다. 이 터미널은 울산의 최대 번화가에 있어 도심 교통체증의 주범으로 지적받았다. 터미널 터 소유주인 롯데그룹은 터미널 이전 이후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 KTX 울산역 인근 등으로 이전

터미널 이전 계획이 확정된 것은 울산시가 최근 고시한 2031년을 목표로 한 도시교통정비계획에서다. 이 계획에는 교통시설 접근성 향상을 위해 울산의 3개 터미널 이전이 포함됐다. 언양터미널(울주군 언양읍)은 올해부터 추진해 2016년까지 인근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로 이전한다.

고속·시외버스터미널(남구 삼산동)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중기 계획으로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전 대상지는 울주군 언양 등 서부권에 한 곳, 북구 농소동 등 북부권에 한 곳 등 2개 지역. 서부와 북부권에는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모두 갖춰지게 된다. 울산 남구 신정동에 있던 고속버스터미널이 지금의 삼산동으로 이전한 것은 2001년 2월. 고속버스터미널 바로 옆 시외버스터미널은 1999년 8월 중구 우정동에서 이곳으로 이전했다.

이들 터미널은 롯데그룹 계열인 ㈜롯데쇼핑이 백화점과 호텔, 놀이시설과 함께 건립해 ㈜울산정류장이 운영을 맡고 있다. 현재 이곳으로는 고속버스가 하루 평균 140회(이용객 2000여 명), 시외버스는 730회(6000여 명) 운행하고 있다.

터미널이 위치한 곳은 백화점과 영화관 등이 밀집해 울산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다. 고속·시외버스는 울산 경계 지점에서 터미널로 진입하기까지 30분 이상 소요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승객은 터미널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내려 고속·시외버스는 빈차로 터미널로 가능 경우가 대부분이다. 터미널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 울산 랜드마크 건물 건축


터미널 터는 총 2만5405m²(약 7690평). 롯데 측은 터미널 이전 후 울산의 랜드마크가 될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짓는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이 고향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지난해 5월 울산 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회사 관계자들에게 터미널 터 활용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도 “터미널이 이전되면 그 터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쇼핑몰, 호텔, 아쿠아리움 등을 갖춘 100층 이상의 ‘롯데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울산공항의 고도제한이 걸림돌이다. 터미널 터는 울산공항에서 5km 떨어져 있고 항공기 이착륙 경로다. 예정지 주변 지역은 건물 높이가 118.66m로 제한돼 있다. 높이가 300m가 넘는 100층 건물을 짓기 위한 건축 허가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롯데가 터미널 이전과 울산공항 고도제한 문제, 그리고 특혜 논란을 어떻게 푸느냐가 사업 추진의 관건이다. 시 관계자는 “터미널 이전 후 롯데가 요구해 오면 초고층 건물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jrjung@donga.com
#시외고속버스터미널#외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