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대학]디지털+아날로그+α… 사이버大엔 꿈이 흐른다

  • 동아일보

  


중국의 대학자인 한영은 말했다. “배움을 그치지 말라. 죽어서 관을 덮을 때까지.”

그런데 바쁜 현대인은 고달프다. 배움의 기회를 가질 시간은 갈수록 줄어든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며 배울 건 많아지고 배우고도 싶은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의욕을 꺾기 일쑤다.

사이버대는 이런 장벽을 허물었다. 배움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배울 수 있다. 여기 4명이 있다. 이들은 사이버대를 다니거나 졸업했다. 이들은 말한다. “사이버대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설계했다.”

○ 배움에 목마른 사람에겐 우물

경희사이버대 한국어문화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영애 씨(52·여)의 이력서는 길다. 취득한 자격증만도 요리, 꽃꽂이, 전통예절에서 성인문해교육, 한국어교육지도사, 부모코칭교육 등 10가지가 넘는다. 배움에 목마른 이유는 간단하다. 봉사활동을 위해서다. 그녀는 하루 평균 5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한다. 그는 지금 이주여성 교육 자원봉사에 푹 빠져 있다. 처음 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다 제대로 가르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문제는 시간. 아침, 저녁으로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학교에 갈 시간이 없었다. 그때 발견한 곳이 경희사이버대였다.

오전 5시 반. 그는 1교시 수업을 듣는다. 아침식사를 준비하면서 스마트폰으로. 2, 3교시는 방문지도하러 가면서 듣는다. 4, 5교시 수업 강의실은 집이다. 집중해야 할 과목은 이때 듣는다.

정 씨는 월요일만 되면 아침부터 심장이 두근거린단다. 정오쯤 사이버대 강의가 집으로 송출되기 때문이다. 강의를 기다리는 심정은 어떨까. “정말 마음에 드는 옷을 샀을 때 빨리 집에 가서 입어보고 싶은 기분이죠.”

박용환 평화방송 아나운서(36) 역시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다. 소외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꿈이다. 문제는 역시 시간과 공간의 제약. 그러다 서울사이버대를 알게 됐다.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박 씨는 지난해 같은 대학 휴먼서비스대학원에 진학했다.

학교에 대한 만족감은 상당히 높다. “일단 온라인으로 학업 스케줄을 관리하고 계획을 실천할 수 있잖아요. 업무에 지장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어요.” 사이버대 진학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라면서 그가 입을 열었다. “사이버대는 현대인에게 꼭 맞는 옷이에요. 배움에 대한 갈증이 있다면 사이버대는 생수이자 우물이 될 수 있습니다.”

○ 사이버대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한 작품

김용봉 씨(45)의 이력은 독특하다. 그는 자동차 라인 설계를 하는 작은 업체의 대표다. 당연히 기계설계 쪽 공부를 했다. 그의 부모가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해서 시작한 공부다.

하지만 퇴근 뒤, 그는 옷을 갈아입는다. 인터텟 방송을 진행한다. 방송을 한 지는 14년쯤 됐다. 지금은 경기 시흥 지역 인터넷방송인 ‘시흥라디오’를 운영한다. 그가 2008년 사이버한국외대 미디어학부에 진학한 건 배움에 대한 목마름이 계기가 됐다. 입학 전엔 고민도 많이 했다. ‘돈 낭비가 아닐까, 수업에 집중은 될까.’ 입학하고 3개월도 지나지 않아 이런 마음이 사라졌다. 원격 상담과 수업은 그의 궁금증을 바로 해결해줬다. 말 그대로 생활밀착형 교육이었다. 그는 “사이버대 수업을 들으면서 평생교육 개념을 몸에 적응시켰다”고 했다. 김 씨는 지금 방송 진행은 물론이고 사운드·영상 편집, 라디오 드라마 제작까지 직접 한다. 그는 사이버대를 이렇게 정의했다. “디지털적인 기술과 아날로그적인 학업 욕구가 결합한 작품이다.”

오영일 씨(32)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한국에 왔다. 국내 대학에서도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밤낮으로 어학원 강사 생활을 하면서 대학을 다니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 그때 한 친구가 추천했다. 사이버대가 뜨고 있다고.

사이버대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오 씨는 일단 전화기부터 들었다. 세종사이버대. 첫 느낌부터 인상적이었다. 교직원은 친절하게 학교 소개를 해줬다. 확신을 가지고 입학한 실용영어학과. 만족도는 기대를 뛰어넘었다.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 세종대 오프라인 강의와도 연계가 잘돼 있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동기들과도 교류를 쌓았다. 그는 말했다. “사실 사이버대라 해서 너무 딱딱하고 건조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어요. 하지만 잘못 생각했죠. 관심만 있다면 오프라인 수업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요. 그때 알게 된 분들이 지금까지 제 가장 소중한 인맥이 됐습니다.”

오 씨는 지금 유명 강사이자 영어 콘텐츠 제작 업체 대표다. 또 ‘회화를 삼켜버린 영문법’ 을 집필하는 등 저자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세종사이버대를 다닌 시점이 인생을 바꾼 ‘터닝 포인트’였다고.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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