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디치과 임플란트 ‘이상無’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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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멸균 처리 확인”
치협 “장기적 역학조사 필요”

유디(UD)치과가 멸균 처리하지 않은 임플란트 제품을 사용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해당 제품 240개를 검사한 결과 멸균 처리가 돼 있었다고 21일 밝혔다. 유디치과는 국내 지점이 120여 개인 대형 치과그룹이다.

식약청은 지난달 23일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아이씨엠이 지난해 3월 4일 이후 유디치과에 공급한 임플란트 고정체(잇몸에 심는 하단 부위) 4만5025개를 판매금지하고, 이 가운데 사용되지 않은 3만3878개를 회수해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본보 2일자 A16면 참조… 멸균안한 임플란트 1만6000개 치과 유통

식약청은 회수된 제품 가운데 240개를 무작위로 골라 멸균 처리 여부를 검사했다. 그 결과 모든 제품에서 세균이 나오지 않았다.

이미 사용된 1만1147개에 대해서는 멸균사실 인증서가 있는지 확인했다. 8%에 해당하는 892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인증서가 있었다. 이들 제품은 유디치과 소속병원 38곳에서 환자 606명에게 이식됐다. 아직까지 감염 등 부작용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식약청은 밝혔다.

다만 이번 논란과는 별도로 아이씨엠이 무허가 임플란트 제품 982개를 제조한 사실이 확인됐다. 식약청은 무허가 제품을 모두 회수하고, 아이씨엠에 대해 6개월 제조정지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또 수사기관에도 고발하기로 했다.

식약청의 발표가 나가자 유디치과는 “우리와 거래하는 업체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표적조사”라고 주장했다. 멸균 비용이 1개당 100원도 안 되는데 제조업체가 이윤을 위해 굳이 안 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고광욱 유디치과 한국노총점 대표원장은 “멸균이 되지 않은 임플란트는 잘 심어지지 않는데, 어떤 의사가 이런 재료로 시술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유디치과는 이번 논란을 촉발한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0월 국정감사 현장에서 “멸균되지 않은 제품이 전국 치과 85곳에 유통됐다”고 주장했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와 유디치과의 갈등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은 유디치과가 ‘반값 임플란트’를 내세워 저가 진료비 정책을 펼치자 지난해부터 갈등을 빚었다. 개당 150만 원이 넘는 임플란트를 유디치과가 70만∼90만 원만 받자 치협 소속 의사들이 불만을 나타냈었다. 치협은 “유디치과가 환자에게 임플란트를 과도하게 권한다”며 비난한 적도 있다.

이날도 치협은 성명서를 내고 “해당 임플란트를 사용해 진료 받은 환자에 대해 장기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치협은 앞서 비멸균 제품 임플란트를 쓰면 구강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패혈증이 생길 수 있으며 치명적인 뇌신경계 감염이 올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유디치과#임플란트#식약청#아이씨엠#대한치과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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