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원조’ 예물전문점 대표, 고객 다이아 챙겨 해외도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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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부부 등 6명 고소장 제출
경찰 “피해자 더 늘어날 듯”

‘강남 예물의 원조’라고 불리던 대형 예물전문점 대표가 예비부부들이 맡겨놓은 계약금과 예물을 갖고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달 중순 피해자들로부터 ‘계약금과 예물을 떼였다’는 내용의 고소장 6건을 접수하고 ‘L예물전문점’ 대표 전모 씨(43)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전 씨는 최근 연예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손을 댔다가 사정이 어려워지자 계약금과 예물을 챙겨 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구 신사동에 자리 잡은 이 예물전문점은 20년간 다이아몬드 반지를 비롯한 온갖 종류의 예물을 판매해 신혼부부와 웨딩플래너들 사이에서 ‘예물계의 성지’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곳이다. 강남에서도 보기 드물게 20여 명의 보석디자이너와 감정사는 물론이고 330m²(100평)대 매장을 갖춰놓고 ‘국내 최대 규모’라고 홍보하며 고객을 끌어모았다.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주로 예비부부인 고객들이 예물을 맞추면서 맡겨놓은 계약금과 애프터서비스를 받기 위해 맡겨 둔 예물을 챙겨 잠적했다. 특히 이 업체는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들이 주최하는 웨딩박람회에 참가해왔으며 최근까지도 홍보활동을 했다. 피해자들은 이 때문에 아무런 의심 없이 믿고 이 업체를 찾았다. 피해 규모는 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이곳에서 신혼 예물을 계약한 한 고객은 “약속한 시간보다 출고가 늦어져 전화했더니 ‘예물 공장의 공장장이 교통사고가 났다’고 했다”며 “뒤늦게 찾아갔더니 가게가 아예 문을 닫은 상태였다”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또 다른 피해자는 “몇 년 전 이곳에서 예물을 맞춘 뒤 세척을 위해 맡겨놓은 다이아몬드 반지며 모든 예물을 갖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을 제출한 6명 외에 추가 피해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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