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여수 혈세 횡령 80억… 회수 거의 힘들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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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아파트 3채-차량 가압류… 4억정도만 회수 추정
횡령 알고 4억 빌린 지인-20억 받아낸 사채업자 구속

전남 여수시 공무원 김모 씨(47·8급·구속)와 아내(40·구속)가 횡령한 공금 80억 원의 대부분은 사채를 갚는 데 쓰여 사실상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공금 횡령 사실을 지인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수시는 김 씨 부부가 2009년 7월부터 올 9월까지 횡령한 공금 80억 원을 회수하기 위해 김 씨와 처남(38), 장인(73) 명의 아파트 3채를 가압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아파트 3채는 시가 6억 원 정도이며 은행 담보대출이 2억 원 정도 잡혀 있었다. 여수시는 아파트 3채에 4억 원 정도의 가압류를 설정했다. 김 씨 가족들의 차량에도 가압류를 해 각종 비용을 빼면 4억 원 안팎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수시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은닉재산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이며 검찰 수사로 은닉재산이 밝혀지면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15일 김 씨로부터 공금 4억 원을 송금받은 혐의로 A 씨(45·여)를 구속했다. 김 씨와 친한 사이였던 A 씨는 전부터 김 씨가 공금을 횡령한 것을 알고 2011년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명목으로 2개 차명계좌로 4억2000만 원을 송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씨의 지인들이 공금 횡령을 알고 빼돌린 공금을 나눠 가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1일 김 씨의 부인에게 사채 8억 원을 빌려주고 20억여 원을 받아낸 사채업자 김모 씨(45)를 구속했다. 검찰은 김 씨 부부가 횡령한 공금 대부분을 사채놀이를 위해 빌린 사채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썼다는 말을 토대로 사채업자들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횡령한 공금 대부분이 사채업자들에게 흘러간 것을 확인했다. 사채업자들에게 횡령 공금이 흘러갔을 경우 법적으로 회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민 강모 씨(55)는 “빼돌려진 혈세 80억 원이 사채업자와 사채 전주(錢主)들 배만 채워준 꼴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여수시 공무원#공금 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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