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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우니 안아줘” 기내 ‘진상 승객’ 가지각색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2-11-12 10:35
2012년 11월 12일 10시 35분
입력
2012-11-12 04:48
2012년 11월 12일 0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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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부러진 골프채 "기내서 파손" 보상요구도
여객기 내에서 승무원에게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며 난동을 피우는 승객이 아직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국내 한 항공사의 시카고발 인천행 여객기에서는 승객 A씨(39)가 여승무원 B씨에게 '힌두' 음식을 요구했다.
당황한 B씨가 "힌두 음식이요?"라고 묻자 A씨는 "재미로 그래 봤어. 그냥 보통 기내식 주고, 이코노미클래스 빵에는 방부제가 있으니까 비즈니스클래스 빵을 줘"라고 답했다.
A씨는 별 문제없이 식사를 하는 듯했지만 이번엔 후식으로 나온 멜론을 문제 삼았다.
"상했잖아. 내가 직접 식약청에 분석 의뢰할 테니 보관용 얼음을 줘. 어휴, 핥기만 했는데도 배가 아프네. 약 좀 줘"라는 A씨의 말에 승무원은 복통약을 가져다 줬다. 그러자 이번엔 "보존액과 석탄 성분이 들어있는 약이잖아"라며 트집을 잡았다.
A씨는 이어 커피를 달라며, 종이나 플라스틱 컵에서는 환경호르몬이 나오니 와인잔에 따르라고 요구했다.
인천공항에 내린 A씨는 급기야 112에 신고를 했다. 그는 경찰관에게 멜론 때문에 고통 받았다며 한참을 설명한 뒤 해당 멜론 조각을 싸서 사라졌다.
지난달 이 항공사 방콕발 인천행 여객기에 탑승한 대학생 C씨(25)는 기내에서 승무원과 다리를 부딪치고는 "내 발목을 부러뜨릴 셈이냐"며 엄살을 부렸다.
승무원이 사과했지만 C씨는 "내가 죽은 뒤에도 계속 사과하시겠죠. 조만간 내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는 말을 내뱉았다.
그는 이어 고소공포증이 있다며 인천공항에 내릴 때까지 승무원들에게 '무서우니까 안아 달라' '같이 사진 찍자' '전화번호 알려 달라' 등 어이없는 얘기만 해댔다.
7월엔 이 항공사 제주발 김포공항행 여객기 승객 D씨(47·여)가 기내 운송 중 골프 드라이버가 부러졌다며 270만 원을 보상해달라고 요구했다.
항공사 직원이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D씨가 제주에서 골프를 치다가 드라이버가 파손된 사실을 알아내자 D씨는 "더럽다 더러워"라며 한바탕 욕설과 폭언을 해댔다.
국내 다른 항공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한 30대 승객이 기내에서 돈을 분실했다며 착륙 직전 난동을 부리는가 하면, 한 50대 승객은 기내 통로에 서 있는 자신을 좌석으로 안내하는 승무원에게 "어디서 손가락질 하냐"며 폭언을 퍼부은 뒤 보상까지 요구했다.
항공사를 상대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거짓 피해를 신고하거나 과도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블랙컨슈머' 문제는 여전히 극성이다.
하지만 이런 악성 민원인은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게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12일 "항공사 블랙컨슈머의 행태는 여객기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다른 기업의 경우보다 심각할 수 있다"며 "국토해양부 등 정부기관에서 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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