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 반, 철수 반’ 벽보 붙인 작가 정체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1일 0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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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팝아트 작가, 서울시내 정류장 등에 500여장 붙여
해당 작가 박근혜 백설공주 벽보로 고발당하기도

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두 대선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벽보를 공공장소에 붙인 한 작가가 고발당했다.

11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팝아트 작가 이하 씨(44)는 6일과 7일 서울 종로, 신촌, 여의도 일대 버스정류장 등에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담긴 벽보 500여장을 붙였다.

6일은 두 후보가 백범기념관에서 처음으로 단일화 회동을 한 날이다.

두 후보 얼굴이 반반씩 그려져 합성된 벽보 아래쪽에는 영어로 'Co+INNOVATION'(공동혁신)이라고 쓰여 있다.

현장 지도점검에 나선 선관위는 이 가운데 147장을 거둬들이고 7일 이 씨를 조사한 데 이어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선법 93조1항은 선거 180일 전부터 선거 당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으로 정당 명칭이나 후보자 이름을 나타내는 광고나 벽보, 사진 또는 그와 유사한 것을 배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벽보 수거를 담당한 종로구 선관위 관계자는 "누가 봐도 문재인·안철수 후보임을 알 수 있는 데다 작가 스스로 언론 인터뷰에서 벽보 제작 취지를 밝힌 만큼 공선법 93조1항을 위배했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벽보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비판이 아니라 단일화를 촉구하는 것일 뿐"이라면서도 "확대 해석하면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읽힐 수도 있겠고, 그래서 처벌을 받는다면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선거는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이다. 상식적인 세력이 집권해 상식적인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예술가는 어디와도 이해관계가 없는 순수한 존재이므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며 단일화 촉구 이유를 설명했다.

이 씨는 6월 말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백설공주 차림으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사과를 든 벽보 200여장을 부산 시내에 붙인 혐의로 선관위로부터 고발당한 바 있다.

5월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주택가에 전 전 대통령이 수갑을 찬 채 29만 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든 모습을 그린 포스터를 붙였다가 약식기소되기도 했다.

[채널A 영상] ‘정치인 풍자 포스터’ 예술이냐 불법이냐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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