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4기 수험생 투혼 “수능 이틀 전까지 폐에 관을 꽂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9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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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아프기만 하다 보니 오히려 절박한 꿈이 생겼다. 공부만이 제가 병상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고, 또 전부였다."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한 고등학생이 병마와 싸우면서 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수험생 김모 군(18). 사진제공=연합뉴스
수험생 김모 군(18). 사진제공=연합뉴스
고등학생 3학년 김모 군(18)은 2010년 4월 삼성서울병원에서 희소병인 '근육암'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와 각종 수술을 받아왔다. 그러나 근육암에 이어 재생불량성 빈혈이 발병해 암세포가 폐까지 전이되면서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상황이 더욱 나빠졌으나 김 군은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병이 악화돼 학교에 갈 수 없었던 그는 병원과 집을 오가는 투병생활 속에 화상수업을 들으면서 출석을 인정받아 학업을 이어갔다.

이러한 투혼으로 김 군은 강원대학교 컴퓨터학과 수시 특별전형에 지원해 수능에서 최저학력기준을 넘으면 최종 합격이 확정된다.

꿈의 문턱에 와있기에 이번 시험은 더욱 절박했다.

김 군의 어머니(44)는 "수능 이틀 전까지 폐에 관을 꽂고 있었을 정도로 상태가 나빴지만 아이가 시험을 보려고 식사도 악착같이 하며 버텼다"며 "부모로서 아이가 원하는 바를 최대한 하게 해주고 싶어 시험을 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김 군은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경기도 모 고등학교에서 특별고사실을 제공받아 수능시험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이러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온라인에서는 김 군을 향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몸이 아픈데도 공부에 대한 열정을 쏟는 것이 존경스럽다", "그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 "꼭 완치돼서 대학생활을 즐기길 바란다", "김 군의 투혼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등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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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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