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 “우수 인재 유출 막아라” 안간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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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명문 사립고 진학했다 U턴 사례 늘어
지역교육청 ‘내고장 학교보내기 운동’ 성과

농어촌이 많은 전남지역의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자 우수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지역교육청과 자치단체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이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중학교 졸업생은 2010학년도 2만4967명, 2011학년도 2만4241명, 2012학년도 2만3819명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고교 신입생 수가 감소하면서 우수 중학교 졸업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지역마다 치열해지고 있다. 전남지역 우수 중3 학생들이 광주 시내 명문 사립고에 진학하는 사례가 늘면서 전남 대부분 지역교육청과 자치단체가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여수교육지원청은 지난해부터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을 연중 진행하고 있다. 그 덕분에 자립형 사립고나 광주 지역 명문 사립고에 진학했다가 다시 여수지역 일반계 고교로 돌아오는 학생들이 한 해 평균 15명을 넘고 있다. 이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대학 입시에서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는 내신등급이 낮아질 것을 우려해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여수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 차원에서 타 지역 고교로 간 학생, 학부모들을 상대로 수시모집에서 내신등급의 중요성을 알려주면 10% 이상은 역전입한다”고 말했다.

여수석유화학고는 2013학년도 신입생 정원 100명 중 여수지역 중학교 졸업예정 학생 65명이 합격했다. 올해 전국에서 신입생을 처음 모집한 여수석유화학고는 407명이 지원해 4.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의 성과는 일반고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농어촌 고교인 여수화양고, 여양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이미 정원을 넘어섰다. 좋은 내신 받기가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시민 김모 씨(54)는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 덕분에 여수에서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우수 인재가 줄기는 했으나 여전히 유출이 많은 상황이다”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자사고 신설”이라고 말했다.

순천교육지원청은 다음 달 1일까지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학생, 학부모들을 상대로 일반계 고교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곡성교육지원청은 최근 중학교 학부모 120명을 대상으로 내 고장 명품학교 진학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지역교육청마다 우수 인재 유출 방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우수한 인재들이 지역의 여러 고교에 골고루 분산되는 것이 좋은 대학 입학 성적을 거두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지역교육청#자치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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