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상추튀김은 내가 원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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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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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튀김장사 金할머니, 손님 밥 모자라 즉흥 튀김 쌈
추억의 음식거리 생겨나

광주 서구 풍암동에 사는 김찬심 할머니(73)는 1975년 동구 충장로2가 옛 광주우체국 뒤편에서 튀김장사를 했다. 우체국 주변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점심때가 되면 두 평 남짓한 할머니 가게에 모여 도시락으로 식사했다. 그러던 어느 봄날, 한 아저씨가 상추를 가지고 왔는데 밥이 부족했다. 가게 안에 있던 사람들은 밥 대신 튀김을 싸 먹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튀김과 함께 상추를 내놓자 손님들도 “느끼하지 않고 맛있다”고 했다. 할머니는 ‘상추가 튀김의 느끼한 맛을 없애는 구나’라고 생각하고 이때부터 상추튀김(사진)을 팔았다. 튀김을 청양고추와 양파를 잘게 잘라 넣은 양념장에 찍어 보쌈처럼 상추에 싸 먹어는 맛이 입소문이 나자 가게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후 주변에 상추튀김 가게가 하나둘 들어서면서 ‘상추튀김거리’가 만들어졌다.

광주의 독특한 음식문화인 상추튀김의 유래가 확인됐다. 광주시는 향토음식을 발굴해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상추튀김 에피소드를 공모한 뒤 9일 수상작 8편을 발표했다. 최우수상에는 김 할머니의 사연이 선정됐다. 할머니는 상금으로 100만 원을 받았다. 김 할머니는 “누가 상추튀김 원조라고 하면 그냥 웃고 지나쳤다”며 “세월이 흘러 지금은 먼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내가 개발한 상추튀김이 ‘추억의 광주 먹거리’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규영 광주시 관광산업담당은 “이번 에피소드를 남도음식 스토리텔링 자원으로 활용해 상추튀김을 광주 향토관광음식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광주#상추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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