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가장 싫어하는 말 "넌 왜 그 모양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7일 1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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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어떤 말을 들었을 때 가장 상처를 받을까. 친구로부터는 외모, 부모로부터는 형제·자매·남매와의 비교, 교사로부터는 학업성적에 대한 말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566번째 한글날(9일)을 맞아 차별하거나 편견이 섞인 말을 온라인으로 조사한 결과다.

전국의 4학년 이상 초등학생과 중고교생 1941명에게 물었더니 '너는 왜 그 모양(또는 그꼴이니'라는 말에 상처를 받는 학생이 28.9%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누구누구처럼 공부 좀 잘해라(24.0%)'였다.

차별적인 말은 친구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다고 했다. 10명 가운데 3명(32.0%)이 △뚱뚱한데 그만 먹어라 △못 생겨서 싫어 같은 표현을 예로 들었다. 키, 몸무게, 신체장애를 이유로 놀림을 당한다는 뜻이다. 자신이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한다는 응답도 31.1%였다.
친구로부터 △부모님이 그런 일 하시냐 △너희 집은 그것도 없느냐는 식으로 가정환경과 관련된 차별적인 말을 들은 비율은 5.9%였다.

부모로부터는 형제나 남매, 자매와 비교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네가 오빠(형)니까 동생에게 양보해'라는 이야기에 상처를 받았다는 학생이 34.6%로 가장 높았다. 학업성적 또는 지능과 관련해 △머리가 나쁜 것 같아 △도대체 누굴 닮았냐는 표현을 부모에게 들었다는 대답은 26.0% 정도. '옆집 애 봐라. 얼마나 잘 하나?'처럼 다른 친구와 비교를 당할 때 기분이 나빴다는 학생은 20.7%였다.

또 학생들은 다른 친구처럼 공부를 하지 않느냐는 교사의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했다. 이런 차별적인 말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해졌다.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 학생들은 △화난다(40.5%) △상대방에게 되갚아주고 싶다(24.0%) △우울하다(19.0%)고 대답했다.

반대로 학생들은 기본이 좋아지는 말로 △기운 내. 넌 할 수 있어(27.8%) △너는 참 좋은 애 같아(22.4%) △넌 소중한 사람이야(21.0%)를 꼽았다. 남에게 차별적인 언어를 쓰지 말도록 교육받은 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75.9%가 없다고 답했다.

이재곤 한국교총 교권부장은 "욕설이 아니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차별이나 편견을 담은 말이 학생의 마음에 비수가 될 수 있다"며 "부모와 교사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학생이 서로 이런 말을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형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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