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서 ‘동양인 비하’ 포즈 美 모델, 결국 해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0일 15시 51분


코멘트
경복궁 등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포즈로 사진을 찍어 논란을 일으킨 미국 유명 의류브랜드의 외국 모델들이 결국 해고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홀리스터(Hollister)는 자사가 파견한 외국 모델들이 지난 주 국내에서 동양인 비하 논란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표하고 해당 모델들과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 국내 첫 매장을 연 홀리스터는 외국 남성 모델 4명을 섭외해 개점 홍보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홀리스터가 전 세계에 매장을 열 때마나 진행하는 것으로 외국인 남성 모델들이 상의를 벗고 호루라기만 걸친 해양구조대 차림으로 고객과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모델 A씨가 경복궁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A씨는 경복궁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벌린 채 양손으로 '브이'를 만든 포즈로 사진을 찍었는데, 이 표정이 동양인의 가늘게 찢어진 눈을 비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한 누리꾼은 이 사진을 본 일부 누리꾼들이 '좋아요' 버튼을 누른 것을 꼬집어 "많은 아시아인이 이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다니 인상적"이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이에 A씨는 "하하하 그들이 (이런걸) 좋아해!(Hahahaha they ruhhvvvv itttt!)"라는 답글을 남겼다. 이는 아시아인의 영어발음을 희화화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또 다른 모델 B씨가 매장을 방문한 고객과 사진을 찍으면서 가운데손가락을 들어올린 것이 포착돼 논란은 더 커졌다. B씨는 한국에 오기 전 방문했던 홍콩에서도 동양인을 비하하는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이럴 거면 아시아에 왜 진출했나",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국내 언론의 보도로 사태가 확산되자 홀리스터는 결국 해당 모델 해고라는 방침을 결정했다. 홀리스터는 "신중하지 못한 그들의 행동으로 야기된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해당 모델들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모델들의 이름과 국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이 기업은 이전에도 종교 차별 등 각종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홀리스터의 모기업인 아베크롬비 앤 피치는 2009년 히잡을 한 이슬람교도 직원에게 차별대우를 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올해 6월에는 한 남성 모델이 아베크롬비 앤 피치 광고 사진 촬영 도중 옷을 벗은 상태로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강요받았다며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채널A 영상] ‘한국인 비하’ 스위스 축구대표 모르가넬라 올림픽 퇴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